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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이야기/시승기

[시승기] 똘똘한 실속파의 파트너 - 2019 기아 모닝

by 여만창 2021. 3. 10.

 

나는 모닝보다 레이를 먼저 접했다. 그리고 레이의 답답한 주행성능에 질려버렸었다. 차는 잘 나가지도 않고, 연비도 경차라고는 믿을 수 없는 수준이었다. 차급을 뛰어넘는 광활한 실내공간은 인상적이었지만 달리는 게 너무 답답했다. 그렇다면 형제인 모닝은? 아무렴 레이보단 나으리라는 기대가 있었다.

 

 

시승차는 3세대 모닝(JA). 3세대 모닝은 트림에 따라 전면부 생김새가 조금씩 다르다. 그런데 나에게는 비싼 트림의 얼굴보다는 일반 모델의 얼굴이 더 마음에 들었다. 더 깔끔한 느낌이다. 2세대 모닝이 귀여운 느낌이었다면 3세대 모닝은 당찬 느낌이 든다. 전면부와 달리 후면부는 그렇게 크게 바뀌지 않았지만 비슷한 변화가 느껴진다.

 

 

실내 디자인은 꽤 단정하다. 가로로 긴 선이 강조된 대시보드 양끝에 세로로 긴 타원 모양의 송풍구가 달려있는데, 은근히 귀엽다. 경차 렌터카에도 적용되어 있을 정도로 버튼시동 시스템은 이미 보편화됐다. 앞좌석은 그리 넓다는 느낌도 없지만 그렇다고 비좁지도 않다. 딱 알맞은 정도다. 물론 키가 190cm 가까운 장신이라면 얘기가 다르겠지만. 뒷좌석은 좁지만 그냥저냥 앉아있을 만한 수준이다. 트렁크도 큰 짐은 못 들어가지만 의외로 쓸만하다. 너무 좁아서 진짜 못 쓸만한 공간은 아니다. 뒷좌석을 접는다면 큰 짐도 실을 수 있다.

 

 

시승한 모닝에는 76마력을 내는 1.0L 가솔린 엔진과 4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되어 있었다. 100마력도 안 되는 출력이지만 몸무게도 1톤이 안 된다. 때문에 달리기 성능이 최소한 답답하진 않다. 시내 구간에서 60km/h 미만으로 주행하는 데엔 엑셀을 살짝 밟아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가볍게 발을 올려주는 것만으로도 저속 구간에선 충분한 속도를 빠르게 낼 수 있다. 80km/h 이상의 중고속에서 원하는 추월가속을 내려면 살짝 밟는 거론 부족하고 엑셀을 절반은 밟아줘야 한다.  날쌔진 않지만 그렇다고 굼뜨지도 않다. 고속 영역에서도 생각보다 시원시원 달릴 수 있다. 다만 여기엔 연비의 희생이 필요하다. 2cc 중형차라면 가볍게 엑셀을 밟아주는 것만으로도 낼 수 있는 속도를 모닝을 탈 때는 더 깊게 밟아줘야 낼 수 있다. , 엑셀을 더 밟아야 하고, 연비가 나빠진다. 속도를 올리는 데 시간도 당연히 더 걸린다. 하지만 이런 점을 다 감안해도 레이의 답답함에 비할 바는 아니다. 진동, 소음은 승용차치고 좋지 못하다. 실내에서 엔진 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무슨 디젤차를 탄 것 같은 착각이 든다. 가격을 저렴하게 맞추기 위해 NVH에 돈을 많이 쓸 수 없는 경차이다 보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트립컴퓨터에 찍힌 연비는 무려 19.5km/l였다. 이 차의 공인연비는 14.7~15.5 km/l이고 수동 모델도 16.0km/l가 최고인데 그를 훨씬 뛰어넘었다. 물론 주변 차들을 씽씽 앞질러가며 달렸는데도 이 연비가 나온 건 아니다. 과속하지 않고 교통흐름에 맞춰가는 수준에서만 주행했다.

 

모닝은 여러 명이 타고 다니기엔 작은 차지만 혼자 타고 다니기엔 크게 부족함이 없다. 여러 경차 혜택도 있고, 연비 역시 더 큰 차들에 비하면 좋은 편이다. 남들 눈치만 안 본다면 경차만큼 경제적인 차도 없다. 그야말로 똑똑한 실속파들에게 어울리는 차다. 하지만 최근 들어 SUV를 비롯해 큰 차들이 유행하면서 경차 판매량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아직까지 그럴 기미는 안 보이지만 판매량이 더 나빠진다면 소형차들이 그랬듯 경차도 단종될지도 모른다. 경차 혜택만이라도 계속 유지된다면 경차 시장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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