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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이야기

자동차의 성형

by 여만창 2011. 11. 8.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타고난 신체가 마음에 안 들면 성형을 합니다. 쌍꺼풀 수술부터 시작해서 가슴 성형, 지방 흡입 등 미용과 관련해서 수술을 하죠. 자동차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 공장에서 굴러나온 뒤, 못생겼다는 소리를 듣거나 나온지 오래되어 늙으면 성형을 해서 예쁘게 보이려 하거나 회춘(?)을 하죠. 그런데 그 성형도 쌍꺼풀 수술 수준의 미용부터 시작해서 변신에 이르는 전신 성형까지 다양합니다. 오늘은 자동차의 성형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마이너체인지


마이너체인지 (현대 쏘나타)


연식이 바뀌면서 작은 부분만 살짝 바뀌는 성형을 말합니다. 성형이라기보단 미용이나 보신에 가깝습니다. 코가 살짝 바뀌기도 하고 엔진이나 변속기가 업그레이드되기도 합니다. 쏘나타의 경우 2006년식으로 바뀌며 라디에이터 그릴이 바뀌어 주름이 더 많은 생김새가 되었습니다. 에어백 같은 안전 사양이나 편의 사양이 추가되기도 하고 옵션이 추가되기도 합니다.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내부의 변화가 잦고 겉모습이 바뀐다고 해도 사소한 부분만 살짝 바뀌기 때문에 알아차리기 어렵습니다. 이렇게 연식이 바뀌면서 살짝만 바뀌는 걸 마이너체인지(minor change)라고 하며 약자로는 MC, M/C라고도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마이너체인지로 바뀌어 나오는 차를 이어 모델(year model)이라고 합니다.


형제차


형제차 (현대 쏘나타 & 기아 옵티마)


이 경우는 같은 사람이 두 개의 다른 성형외과에서 견적을 뽑은 경우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인 뼈대와 엔진 등 핵심 부품은 모두 공유하지만 디자인만 다른 경우입니다. 보통 같은 계열의 자동차회사에서 하나의 차대와 엔진을 가지고 형제차를 만듭니다. 생긴 건 다르지만 같은 부모에게서 나온 형제처럼 디자인은 달라도 내부의 주요 부품들을 공유하는 차들을 형제차라고 부릅니다. 주로 개발에 드는 원가 절감을 위해 형제차를 출시합니다. 요즘 들어 전세계적으로 경제가 어려워지며 자동차회사들의 인수합병과 공동개발 같은 합종연횡이 활발해지면서 같은 피를 나눈 형제차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에서 출시하는 차들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쏘나타와 K5는 형제차고 액센트와 프라이드도 형제차입니다. 모두 생긴 건 다 다르지만 엔진과 변속기, 그리고 차대는 같이 쓰고 있죠.


페이스리프트


페이스리프트 (르노삼성 SM5)


일반적으로 말하는 자동차의 성형은 바로 페이스리프트(facelift)입니다. 약자로는 FL, F/L이라고 합니다. 영어 단어 자체의 뜻도 안면 성형이라는 뜻입니다. 기본적인 뼈대와 내장은 그대로 두고 생김새만 바꾸는 것을 뜻합니다. 주로 디자인의 신선함을 유지할 목적으로 합니다. FL을 했나 싶을 정도로 바뀌지 않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거의 새로운 차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환골탈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포르쉐의 경우, 디자인의 전통을 중시하기 때문에 디자인이 잘 바뀌지 않습니다. 그래서 FL이라고 해도 그 차이를 알아채기가 쉽지 않죠. 반면 한 얼굴을 너무 오래 우려먹었다거나 못생겼다고 욕을 바가지로 얻어먹은 차의 경우, 전신성형에 가까운 FL을 감행합니다. 심지어는 이름까지 바꾸는 경우도 있죠. 오래되서 이런 통큰 FL을 한 경우로는 대우 르망을 들 수 있습니다. 이미 한 번 FL을 했지만 좀 더 오래 팔기 위해서 FL을 했는데요, 겉모습이 싹 바뀐 것은 물론 이름까지 씨에로로 바뀌었죠. 하지만 기본 뼈대는 같습니다. 지프 컴패스도 못생겼고 지프에 안 어울린다는 욕을 잔뜩 얻어먹고 대대적인 FL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컴패스의 경우, 이름은 그대로 지켰습니다. FL은 보통 2~3년에 한 번 정도 실시되지만 디자인 인기에 따라 조기 FL될 수도 있고 아예 FL없이 쭉 갈 수도 있습니다.


통큰 FL (대우 르망 & 대우 씨에로)


풀모델체인지


풀모델체인지 (대우 레간자 & 대우 매그너스)

풀모델체인지(full model change)겉모습은 물론 중요 부품까지 싹 바뀐 완전히 새로운 변화를 뜻합니다. 이 경우는 성형이라기보단 환생에 더 가깝습니다. 디자인, 차대, 엔진, 변속기 등 모든 것이 바뀝니다. 얼굴부터 심장까지 모두 바뀌는 것입니다. 하지만 속은 바뀌어도 겉모습은 별로 바뀌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경우 회사가 디자인 전통을 중요시한다거나 전 세대의 디자인이 호평을 받은 경우죠. 전통을 지키려 겉모습을 크게 바꾸지 않은 메이커로는 포르쉐와 재규어가 있으나 재규어는 최근 전통을 버리고 대대적으로 디자인을 바꿨습니다. 보통 풀모델체인지는 4~6년 주기로 이루어집니다. 물론 회사 사정이나 인기에 따라 조기 단종될 수도 있고 인기가 좋아 10년 넘게 풀모델체인지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폭스바겐 비틀의 경우는 1938년부터 2003년까지 65년 동안이나 그 명을 이어갔습니다. 자동차가 사람 목숨만큼 살다 갔으니 곰국처럼 푹 고아먹은 셈입니다.



By 아임시티(rlawodhr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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