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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이야기/벨로스터 롱텀시승기

210911, 벨롱이를 입양하다

by 여만창 2021. 9. 18.

차를 사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조건은 국산 준중형급, 그리고 수동변속기.

누가 그랬다. "나는 무조건 수동이야"면 수동을 사고 "수동 사볼까?"면 자동을 사라고.

나는 확고하게 수동을 원했기 때문에 오토차는 그냥 걸렀다.

평소 벨로스터N에 관심이 많았는데, 가격도 비싸고 솔직히 그 정도의 성능은 필요없어서 실속 있게 일반형을 알아봤다.

몇 주 동안 중고차 사이트에 잠복한 끝에 케이카 부산 지점에 올라온 매물을 사기로 결정했다.

좀 멀긴 했지만 케이카에 그만한 매물은 없었다.

엔카에 올라온 것들은 솔직히 신용도 별로 안 가고, 여러 가지 숨겨진 비용도 있을 것 같고, 이것저것 튜닝이 된 게 많아서 마음에 안 들었다.

결정을 내리고 부산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케이카 부산직영점이다. 부산역에서 좀 거리가 있고, 고속버스를 타고 온다면 더 편하게 올 수 있다.

 

들어가는 길에 내 차를 바로 찾을 수 있었다.

2세대 벨로스터 JS, 무광쥐색.

실물이 사진보다 훨씬 예뻤다. 색깔이 어떤 느낌일지 잘 몰랐는데 생각보다 훨씬 나았다.

시동이 걸려있고 에어컨 빵빵하게 틀어진 상태로 서있었다.

 

내 담당 평가사님은 상담 중이라 조금 기다려야 했다.

기다리는 동안 차를 좀 보고 있으라고 해서 차를 보러 갔는데, 케이카니까 품질을 믿고 여기저기 구석구석 뜯어보진 않았다.

실내에 앉아서 둘러보니 내장재가 좀 저렴하긴 했다. 동급의 i30랑 비교해서 내장재가 후지다는 얘기는 봤는데 아무래도 사실인 것 같다.

비록 최고 트림인 스포츠 코어이긴 했지만 그 외의 다른 추가 옵션은 하나도 없는 차였다.

옵션에 대한 아쉬움도 스멀스멀 올라왔지만 솔직히 스포츠 코어 정도면 내가 필요한 건 다 있기 때문에 그냥 계약 진행했다.

계약서 쓰고, 할부 처리하고, 보험 가입까지 마무리했다.

 

고맙게도 기름도 가득 채워주셨다.

모든 출고 절차를 마치고 키까지 받았다.

이제 이 차는 제 겁니다 후훗~

모든 준비를 마친 벨롱이가 대기하고 있다.

 

드디어 출발이다.

수동차는 너무 오랜만이라 긴장이 좀 됐다.

디젤 수동은 좀 몰아봤지만 가솔린 수동은 처음이나 다름 없어서 더욱 긴장됐다.

게다가 갈 길이 너무 멀어서 부담이 더 컸다. 부산에서 서울까지 가야 하는데!

안 그래도 부담이 큰데 매장을 나가는 길부터 오르막길이었다.

수동차 탈 때 제일 피하고 싶은 게 오르막인데...

그래도 어찌어찌 부산 시내를 벗어나 고속도로에 올랐다.

 

고놈 이쁘다 ♥

 

휴식시간까지 포함해서 서울 집까지 올라가는데 6시간 걸렸다.

그동안 시승 한 번 아주 제대로 했다.

고속도로도 타고, 정체도 겪어보고, 시내 도로도 달리고, 주차하기 위한 초저속 주행도 했다.

케이카는 3일 환불 제도가 있는데, 차 인수한 첫날에 일상적인 시승은 모두 해볼 수 있었다.

결론은 문제 없음!

 

그런데 이 연비... 가능한 건가??

내 기억에 벨로스터 고속도로 공인연비가 13km대였던 거 같은데 -_-;?

주행거리랑 소요 연료량이랑 비교해서 계산해보니 저 정도는 안 나오는 것 같다.

50L 연료통의 거의 절반을 썼고 371.3km를 달렸으니까 계산해보면 대충 15.5km/l 정도가 나온다.

트립 연비를 믿어도 될까 의문이 든다.

 

드디어 도착!

수동변속기 기어봉과 클러치 페달이 사랑스럽다.

 

어서 와, 여기가 이제 네 집이란다 ㅎㅎㅎ

앞으로 잘 부탁한다! 오래오래 함께 하자. 나도 잘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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