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이야기/시승기18 [시승기] 문제는 외모뿐? 2021 현대 쏘나타 현대 쏘나타는 한때 국민차라고 불렸다. 그 타이틀이 부끄럽지 않게 정말 많이 팔렸다. 그 옛날 쏘나타II부터 EF, NF, YF에 이르기까지 현대의 효자차종이었다. 하지만 LF부터 서서히 꺾이더니 DN8에 이르러서는 국민차 타이틀이 무색해졌다. 혹자는 아반떼와 그랜저에 끼인 포지션과 SUV의 인기를 원인으로 지목한다. 크게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형제차인 K5는 국민차까진 아니라도 큰 인기를 누리면서 잘 팔린다. 그렇다면 쏘나타에 무슨 문제라도 있는 것일까? 2.0L 가솔린 모델을 렌트해 철원으로 향했다. 일단 외관이다. YF가 삼엽충이라는 별명이 있다면 DN8은 메기라는 별명이 있다. 헤드램프에서 보닛 라인을 따라 사이드미러까지 길게 이어지는 크롬 라인이 메기의 수염을 닮았기 때문이다. 이 .. 2023. 3. 8. [시승기] 똘똘한 실속파의 파트너 - 2019 기아 모닝 나는 모닝보다 레이를 먼저 접했다. 그리고 레이의 답답한 주행성능에 질려버렸었다. 차는 잘 나가지도 않고, 연비도 경차라고는 믿을 수 없는 수준이었다. 차급을 뛰어넘는 광활한 실내공간은 인상적이었지만 달리는 게 너무 답답했다. 그렇다면 형제인 모닝은? 아무렴 레이보단 나으리라는 기대가 있었다. 시승차는 3세대 모닝(JA). 3세대 모닝은 트림에 따라 전면부 생김새가 조금씩 다르다. 그런데 나에게는 비싼 트림의 얼굴보다는 일반 모델의 얼굴이 더 마음에 들었다. 더 깔끔한 느낌이다. 2세대 모닝이 귀여운 느낌이었다면 3세대 모닝은 당찬 느낌이 든다. 전면부와 달리 후면부는 그렇게 크게 바뀌지 않았지만 비슷한 변화가 느껴진다. 실내 디자인은 꽤 단정하다. 가로로 긴 선이 강조된 대시보드 양끝에 세로로 긴 타원.. 2021. 3. 10. [시승기] 아메리칸 V8, 2020 쉐보레 카마로 여행은 여러 가지 새로운 경험들을 할 수 있는 기회다. 새로운 장소, 새로운 사람, 새로운 음식... 그리고 새로운 차가 있다. 외국에서 하는 자동차여행은 새로운 차를 경험할 수 있는 훌륭한 기회다. 그리고 기왕 차를 빌릴 거, 최대한 평소에 타보기 힘든 차를 타보려고 한다. 그렇게 해서 고른 차가 카마로다. 아메리칸 머슬카, 그것도 V8 엔진의 아메리칸 머슬카라니, 좀처럼 타보기 힘든 차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타보기엔 기름값이 너무 부담스럽다. 카마로의 고향이자 유가도 저렴한 미국이야말로 이 스포츠카를 몰고 다니기에 최적의 환경인 것이다. 시승차는 당시 최신형이었던 2020년형 6세대 카마로 SS였다. ‘범블비’로 유명했던 5세대의 모습을 전반적으로 잘 유지하고 있다. 차를 잘 모르는 사람이 보면 거의.. 2021. 3. 10. [시승기] 편견 가질 필요 없어! - 2019 쉐보레 말리부 말리부가 타고 싶어서 일부러 골랐던 건 아니었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서양의 렌터카 회사는 차종을 특정해서 예약하는 서비스를 일반적으로 제공하지 않는다. 차급을 지정해서 예약하는 방식이다. 미국에서 캐나다로 넘어가는 여행을 위해 소형차급을 예약했는데, 뜻밖에 말리부가 나왔다. 아마 차가 없었던 모양이다. 한국 브랜드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우리나라에서 생산돼서 '국산차'로 팔리는 차를 보니 살짝 반가웠다. 진짜 국산 브랜드인 대우를 멋대로 지워버리고 그 자리를 침략해 들어온 브랜드의 차가 반갑게 느껴진다니, 아이러니하다. 사실 반가움보단 아쉬움이 더 컸다. 이왕 미국까지 온 거 우리나라에선 보기 힘든 차를 타보고 싶었는데 말리부라니... 시승차는 2019년형 페이스리프트 모델이었다. 페이스리프트 전보다 더 보.. 2021. 2. 15. [시승기] 살아있는 고급차의 품격, 2010 현대 그랜저 Q270 "어떻게 지내냐는 친구의 말에 그랜저로 대답했습니다." 한때 논란을 불러일으켰었던 그랜저의 광고문구다. 4세대 그랜저인 TG가 바로 이 광고의 주인공이었다. 우리나라에 만연한 물질주의와 황금만능주의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예시로서 교과서에까지 오른 자랑스런(?) 광고였고, 나도 그 광고를 본 기억이 난다. 비록 논란을 일으키긴 했지만 이런 광고가 나왔다는 건 그랜저가 그만큼 확실한 고급차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는 소리이기도 하다. 그랜저TG는 이처럼 고급차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굉장히 잘 팔렸던 모델이다. 지금이야 그랜저가 판매량 순위 최상위권에 올라도 전혀 이상할 게 없지만 그때만 해도 고급차가 대중적으로 많이 팔리던 시기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TG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고급차의 대중화에 큰.. 2021. 2. 15. [시승기] 과연 정석답다, 2018 토요타 프리우스 프리우스는 하이브리드차 시장을 본격적으로 연 선구자이자 제일 잘 나가는 스테디셀러이다. 하이브리드하면 떠오르는 가장 대표적인 차종이기도 하다. 요즘은 워낙 하이브리드차가 많이 나와서 예전보다 입지가 축소되긴 했지만 여전히 가장 대표적이며 가장 잘 나가는 하이브리드차다. 특히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 중에선 독보적인 지위를 가지고 있다. 하이브리드가 많이 보급된 요즘, 여러 하이브리드차들을 타봤지만 정작 가장 대표적인 차인 프리우스는 타보지 못했었다. 그러다가 일본 현지에 가서 시승할 기회가 생겼다. 시승한 차는 4세대 프리우스. 차가 나왔을 때의 첫인상은 '정말 못생겼다'였다. 진짜 못생겼다. 못생기다 못해 이상할 지경이다. 그나마 몇 번 보다보니 좀 익숙해지긴 했지만 못생겼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 하지만.. 2020. 3. 20. [시승기] 필요한 만큼 해내는 녀석, 2016 현대 그랜드 스타렉스 12인승 코치 도로 위의 무법자, 어떤 차가 떠오르는가? 혹자는 무시무시한 성능의 스포츠카들을 떠올릴 수도 있겠지만 정작 도로를 누비는 수많은 운전자들이 뽑는 무법자는 봉고, 포터, 스타렉스다. 봉고와 포터는 미드십 엔진에 후륜구동에 과적과 과속을 일삼으며 고속도로에서 군림하고 있고, 허하호 번호판을 단 법인 스타렉스는 '법타렉스'라고 불리며 자기 차 아니라고 마구 몰아붙여지고 있다. 바로 그 법타렉스를 타볼 일이 있었다. 회사 업무상 몰게 된 법인 명의의 진짜배기다. 정확히는 회사가 렌터카회사에서 빌린 차지만. 1차 페이스리프트를 마친 스타렉스 2016년형을 한번 만나보자. 페이스리프트를 거쳤다고는 하지만 거의 변한 데가 없다. 그릴 정도만 살짝 바뀌어서 눈썰미 없는 사람은 바뀐지 알아보지도 못한다. 휠을 보면 알 .. 2018. 10. 28. [시승기] 일본 경차를 타보다 - 토요타 픽시스 메가 일본은 경차왕국이라고 불린다. 우리나라에선 경차라곤 단 3종에 만드는 메이커는 2개, 판매량도 그리 많은 편이 아니지만 일본에선 경차의 종류가 상당히 다양하고 판매량도 많다. 그래서 일본차 메이커들이 꽤 공을 들이는 등급이기도 하다.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차종마다 개성이 뚜렷하다. 스즈키 알토 같은 저렴한 보급형부터 스즈키 허슬러 같은 경SUV, 혼다 S660 같은 경스포츠카까지 다양한 차종들이 있다. 또한 일본의 경차규격은 우리나라보다 더 빡빡하기 때문에 크기도 더 작고, 따라서 더 귀엽다. 이러한 개성 있는 일본 경차들은 우리나라에서 컬트적인 인기가 있지만 정식 수입은 되지 않아 많이 찾아보긴 힘들다. 그래서 언제 일본에 가면 꼭 일본 경차를 타보고 싶었다. 경차왕국의 경차를 한번 타보는 것, 자동차 .. 2018. 2. 4. [시승기] 미모와 준수한 성능의 만남 - 르노삼성 SM6 LPe 제주도는 렌터카의 천국이다. 육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좋은 조건에 다양한 종류의 차들을 타볼 수 있다. 물론 육지에서 오는 관광객들이 주로 렌터카를 빌려 여행을 하다보니 자연스레 렌터카 시장이 커진 것이고, 그에 따른 경쟁으로 가격도 내려가고 상품 구색도 다양해진 것이다. 덕분에 나같은 자동차광들에게 제주도는 갖가지 차들을 착한 가격에 타볼 수 있는 아주 좋은 곳이 되었다. 부모님을 모시고 제주도 여행을 가며 탈 차를 내가 고르게 되었다. 친가가 제주도에 있어서 명절에 내려갈 때마다 차를 빌렸지만 그때의 내겐 선택권이 없었다. 어차피 운전은 아버지가 하시니까. 하지만 이번 여행은 달랐다. 운전은 전적으로 내가 할 거고, 그래서 차도 내가 골랐다. 조건은 두 가지, 네 가족이 타기에 무난한 크기에 .. 2018. 1. 21.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