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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이야기/시승기

[시승기] 문제는 외모뿐? 2021 현대 쏘나타

by 여만창 2023. 3. 8.

 

현대 쏘나타는 한때 국민차라고 불렸다.

그 타이틀이 부끄럽지 않게 정말 많이 팔렸다.

그 옛날 쏘나타II부터 EF, NF, YF에 이르기까지 현대의 효자차종이었다.

하지만 LF부터 서서히 꺾이더니 DN8에 이르러서는 국민차 타이틀이 무색해졌다.

혹자는 아반떼와 그랜저에 끼인 포지션과 SUV의 인기를 원인으로 지목한다.

크게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형제차인 K5는 국민차까진 아니라도 큰 인기를 누리면서 잘 팔린다.

그렇다면 쏘나타에 무슨 문제라도 있는 것일까?

2.0L 가솔린 모델을 렌트해 철원으로 향했다.

 

일단 외관이다.

YF가 삼엽충이라는 별명이 있다면 DN8은 메기라는 별명이 있다.

헤드램프에서 보닛 라인을 따라 사이드미러까지 길게 이어지는 크롬 라인이 메기의 수염을 닮았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는 주간주행등이 들어오는데, 불까지 들어오면 길쭉한 수염이 더욱 강조된다.

YF는 삼엽충이라고 놀림받았어도 꽤 잘 팔렸지만 DN8은 슬프게도 그렇지 못하다.

여러모로 아쉬운 앞모습에 비해 뒷모습은 개인적으로 꽤 맘에 든다.

안정적이면서도 스포티한 디자인이다.

 

인테리어는 가로로 길쭉한 스크린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가로로 길쭉하고 납작한 듯한 인상을 줘서 차가 넓어보인다.

4스포크 스티어링휠 디자인이 독특하다.

 

쏘나타에서 특징적인 물건이라면 바로 이 버튼식 변속기가 아닐까 싶다.

DN8에만 있는 물건은 아니지만 DN8에 적용됐을 때 꽤 주목을 받은 물건이다.

개인적으론 조작감도 떨어져서 별로다.

똑같은 전자식이라도 기어봉 형태의 디자인이 좋다.

 

전세대에 비해 크게 개선된 내비게이션은 아주 마음에 든다.

인터페이스도 쓰기 편하고, 속도도 빠르고, 터치도 잘 돼고, 디자인도 깔끔하다.

기능적으로도 아주 좋다.

내비게이션, DMB, 라디오, 블루투스 오디오 등을 물론이고 화면을 쪼개서 보는 것도 가능하다.

자동차에 달린 장치가 아니라 태블릿PC를 떼다가 붙어놓은 것 같은 느낌이다.

 

뒷좌석 공간도 여유롭다.

패밀리카와 택시로 쓰기에 손색 없다.

 

트렁크 자체엔 딱히 큰 불만사항이 없었다.

하지만 트렁크 안쪽에 손잡이가 없어서 조금 불편했다.

트렁크 바깥쪽을 잡고 문을 닫아야 했는데, 차가 더럽다면 손도 같이 더러워진다.

안쪽에 손잡이 하나 파놓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 텐데?

 

쏘나타의 2.0L 엔진은 6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려 160마력 20kg.m 토크의 성능을 낸다.

혼자 타고 다닐 거면 아주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중저속에서도 둔하지 않고 고속에서도 무난하게 속도를 높인다.

봉고르기니에 도전할 게 아니라면 혼자 타고 다닐 경우의 일상주행에서 아쉬움을 느낄 일은 없을 것 같다.

 

주행 중에 한 컷!

약 300km를 주행한 후 평균 연비는 13.7km/l를 기록했다.

참고로 공인연비는 복합 기준으로 13.0km/l 정도이다. 고속 기준은 15.0~15.5km/l다.

이번 시승에서 시내 구간은 별로 없었고 고속도로와 한적한 시골 국도 위주였으니 아주 잘 나왔다고 보긴 힘들다.

딱 보통 정도로 나왔다고 볼 수 있겠다.

 

정리하자면 쏘나타의 상품성 그 자체는 딱히 흠잡을 게 없어보인다.

성능이 경쟁차에 비해 떨어지는 게 아니고, 중형세단에서 기대할 만한 건 다 갖추고 있다.

편의장비와 승차감도 준수하다.

아무래도 화장을 고치고 외모만 개선되면 지금보다 더 잘 팔릴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다.

쏘나타 페이스리프트를 앞둔 지금, 앞으로의 실적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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