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짧은 글에는 두 명의 등장인물이 나온다. '나'와 '친구놈'이다.
'친구놈'은 '나'가 블루레이를 모으는 걸 보고 그런 걸 왜 사냐고, 차라리 다운받으라고 말한다.
그런데 이거, 뭘 모르고 하는 소리다.
이 '친구놈'이 토렌트나 P2P를 말하는 것이라면 그거, 불법이다.
비록 이 사회에 만연해있다곤 하지만 불법은 불법인 거다. 자랑스럽게 떠들고 다닐 게 아니다.
이런 게 퍼지면서 시장질서가 무너지고 결국 소비자들과 '친구놈' 자신의 피해로 돌아오는 것이다.
그럼 '친구놈'이 말한 다운로드가 네이버 시리즈 같은 합법 다운로드 서비스라고 해보자. 그러면 블루레이 사는 게 여전히 바보짓인가?
아니다.
첫째, 소장하는 맛이 없다. 다운로드 받은 파일 그 자체는 그냥 디지털 정보일 뿐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질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 내가 가지고 있다는 느낌이 안 든다. 왜? 실존하는 물리적인 무언가가 아니니까. '친구놈' 말대로 다운로드 받아 디스크에 구워서 모을 수도 있지만 블루레이 사는 거에 비하면 소장하는 맛이 떨어진다. 내가 만들면 왠지 소장하는 맛이 안 난다. 이건 나의 경험담이기도 하다.
둘째, 내가 조잡하게 만드는 거랑 전문가들이 멋지게 만들어주는 거랑은 퀄리티가 다르다. 당연히 후자가 훨씬 멋있다. 내가 디스크에 구워서 만드는 거랑 기성품을 사는 건 같지 않다. 같은 논리로, 뭐하러 여권 사진 찍을 때 사진관에 가는가? 내가 대충 삼각대 세워놓고 찍는 사진이랑 사진관에서 전문가가 찍어주는 사진이랑 같은가? 다르지 않은가.
마지막으로 셋째, 사소한 것이긴 하지만 블루레이엔 코멘터리나 부가영상 같이 일반 VOD 다운로드 서비스로는 잘 제공되지 않는 컨텐츠들도 있다. 해당 영화의 빠돌이라면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한정판 같은 경우엔 싸인엽서나 북릿 같은 여러 가지 탐나는 굿즈들도 함께 제공된다.
결론은 '나'는 문제없지만 '친구놈'은 바보 같은 소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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