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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이야기

자동차의 껍데기 (1)

by 여만창 2011. 10. 31.
소라, 조개, 굴, 홍합...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모두 단단한 껍데기를 가지고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들은 서로 다르죠. 생긴 것도 다르고 들어있는 것도 다릅니다. 물론 맛도 다르죠. ㅋ

자동차도 마찬가지입니다. 바퀴 네 개로 굴러가는 건 모두 똑같지만 생긴 모습이 다 다르죠. 어떤 차는 뒷좌석과 트렁크가 분리돼 있고, 어떤 차는 뚜껑이 열리고 , 어떤 차는 지붕 뒤가 날렵하게 떨어집니다. 오늘은 자동차의 형태에 대해 알아보며 껍데기 별로 자동차를 분류해보겠습니다. 거리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4개를 먼저 소개합니다.

세단(sedan)

세단 (현대 쏘나타)


우리가 가장 많이 보는 형태의 자동차입니다. 옆에서 보면 선이 위로 올라갔다가 뒷좌석 뒤에서 다시 뒤로 떨어지는 모양을 하고 있죠. 가장 큰 특징은 트렁크와 좌석이 분리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좌석이 거의 예외없이 앞좌석과 뒷좌석 두 줄로 되어있고 보통 4~5명이 탑니다. 세단이란 이름은 프랑스의 지명인 스당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다른 이름으로는 살롱(saloon)이 있는데 주로 영국에서 쓰는 이름입니다. 자동차의 주류이며 가장 전형적인 껍데기입니다.


SUV(sports utility vehicle)


SUV (쌍용 코란도)


뒤에 나올 왜건이라는 이름의 껍데기의 일종으로 험로주행을 하기 위해 만들어진 형태입니다. 앞유리 위부터 트렁크까지 쭉 뻗은 윗라인을 가지고 있으며 키가 크고 몸집도 좋습니다. 자갈길 같이 험한 길을 달릴 때 차 바닥이 돌멩이에 상하는 걸 피하기 위해서 지상고(땅에서 차 바닥까지의 거리)도 꽤 높습니다. 지프와 허머가 바로 전형적인 SUV입니다. 세단에 비해 육중하고 무거워 휘발유 엔진에 비해 힘이 좋은 디젤 엔진을 전통적으로 사용합니다.


SUV는 본래 산길을 달리고 오프로드를 주파하기 위해서 개발된 형태라서 오프로드를 달리기 좋아하는 일부 사람들만 탔지만 1990년대 후반부터 이른바 도시형 SUV 열풍이 불면서 거리에 많이 보이는 껍데기가 됐습니다. 집 밖에 나가면 많이 볼 수 있는 현대 투싼과 기아 스포티지가 전형적인 도시형 SUV입니다. 높은 시야에서 오는 탁월한 개방감, 튼튼함, 그리고 넉넉한 수납공간이 사람들을 끌어당긴 거죠. 도시형 SUV는 오프로드형 SUV에 비해 디자인도 더 세련되고 승차감도 더 좋고 더 조용하도록 설계됐으며 그러면서도 넉넉한 수납공간을 그대로 가지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SUV에 얹히는 디젤 엔진 대신 조용한 주행을 위해서 하지만 오프로드형 SUV처럼 흙탕물을 튀겨가며 산길을 달릴 수는 없습니다. SUV의 겉모습을 한 세단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세단과 SUV를 합쳐놨다고 해서 크로스오버 SUV라고도 합니다.

오프로드형과 도심형의 차이는 뭘까요? 겉으로 보이는 가장 큰 차이는 바로 디자인입니다. 오프로드형은 보통 박스형의 투박하고 단순한 디자인을 하고 있지만 도시형은 곡선형의 화려하고 세련된 디자인을 주로 채용합니다. 기술적으로 다른 부분은 바로 차대(車臺)입니다. 차대는 섀시(chassis) 혹은 프레임(frame)이라고 하는데 바로 이 부분이 다릅니다. 섀시는 건물로 따지면 기초가 되고 책에서 종이가 되는 부분으로 이 위에 부품들이 올라갑니다. 오프로드형은 바디온프레임(body on frame)이라고 해서 튼튼한 차대 위에 차가 올라가는 반면 도시형은 모노코크(monocoque)라고 하는 차체 일체형인 차대를 씁니다. 차가 아래로부터 충격을 받으면 도시형은 차체가 그대로 상하는 반면, 오프로드형은 차대가 방패 역할을 하기 때문에 돌길 같은 험로에 더 강합니다. 하지만 보디온프레임은 더 무거워서 운동성이 떨어지고 연비도 더 나쁩니다. 이것이 바로 오프로드형과 도심형의 차이입니다.


도시형 SUV (기아 스포티지)


해치백(hatchback)

해치백 (현대 i30)


해치백은 세단의 뒤가 트인 껍데기입니다. 트렁크가 따로 없이 운전석부터 뒷문까지 탁 트여있으며 차 뒤쪽 화물칸과 뒷좌석이 합쳐져서 공간 구분이 없습니다. 왜건과 비슷하지만 왜건보다 짧고 왜건보다 화물칸의 창문이 현저히 작습니다. 뒤쪽 짐칸에 달린 문은 해치(hatch)라고 부르며 보통 위로 열립니다. 이 해치도 문으로 포함되서 옆에 문이 4개 달린 해치백은 5도어 해치백, 옆에 문이 2개 달린 해치백은 3도어 해치백이라고 부릅니다. 3도어 해치백은 현대 벨로스터 같은 스포츠 모델에 자주 쓰입니다. 해치백은 실내 공간 활용성을 위해 소형차에 많이 쓰이며 특히 경차는 거의 해치백입니다. 보통 뒷좌석을 접을 수 있어 트렁크 공간을 더 넓게 쓸 수 있기 때문에 세단에 비해서 더 실용적입니다. 해치백 중, 수직에 가깝게 세워진 해치를 가지고 각지게 디자인된 차를 박스카(box car)라고 부르는데 닛산 큐브나 기아 쏘울이 좋은 예입니다.

박스카 (기아 쏘울)


왜건(wagon)

왜건 (대우 라세티)


스테이션 왜건(station wagon), 에스테이트(estate), 유럽에선 바리안트(variant)이라고도 불리는 껍데기로 세단의 실용성을 극대화한 형태입니다. 차량 실내가 탑승 공간 화물 공간없이 쭉 뻗어있는 점은 해치백과 같지만 더 길고 화물칸 창문이 분명하게 따로 있다는 점이 다릅니다. 원래 트렁크가 넓은데다가 뒷좌석을 접으면 어마어마한 공간이 생기기 때문에 골프백, 스키, 스노우보드 등 레저용품들을 무리없이 실을 수 있고 커다란 화물들도 넉넉히 실을 수 있어서 레저용, 업무용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실용성을 중시하는 유럽에선 해치백과 함께 가장 잘 발달한 형태입니다. 왜건은 본래 마차란 뜻이지만 자동차시대로 접어들면서 이런 형태의 차를 가리키는 말이 되었습니다.

왜건이란 단어는 꽤 넓은 뜻으로 쓰일 수 있으며 SUV와 해치백, 미니밴도 넓게 보면 왜건에 해당됩니다. 세단의 화물칸을 키운 보통 말하는 왜건은 스테이션 왜건이라고 하여 다른 종류의 왜건들과 분류합니다. 같은 왜건인만큼 SUV와 미니밴도 실내공간은 넓지만 스테이션 왜건이 이들과 다른 점은 승용차를 기반으로 해 승차감이 좋고 소음도 적으며 무게도 더 가벼워 연비가 더 좋습니다.

유럽에선 일찍이 발달한 장르이고 미국에서도 심심치않게 볼 수 있으나 우리나라는 왜건의 무덤이라고 불릴 정도로 왜건이 팔리지 않습니다. 왜건은 짐차라는 편견, 세단선호사상과 세단도 SUV도 아닌 왜건을 어정쩡한 차로 보는 시선이 많기 때문일 겁니다. 1970년대에 현대 포니 왜건이 생산되어 구급차로 쓰이기도 했고 기아에서도 K303 왜건을 팔았었지만 모두 단종된 뒤에 90년대까지 일반인이 구매할 수 있는 국산 왜건은 그림자도 비치지 않았으며 그나마 90년대부터 현재까지 출시되고 있는 왜건들 중에서도 크게 성공한 것은 별로 없이 근근이 명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메이커들의 꾸준한 왜건 출시와 시장 개척, 레저 활성화로 인한 판매 상승도 기대됩니다. 현재 국산차 회사가 파는 왜건으론 현대 i40가 있으며 신형 i30 왜건도 출시될 예정입니다.



By 아임시티(rlawodhr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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