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가 되어 디지몬을 다시 보고...
어드벤처 시리즈 한정이긴 하지만 디덕이 되어버린 지 얼마나 되었지...
추억보정도 있지만 캐릭터들도 개성과 매력 넘치고 스토리도 너무 재밌는, 잘 만든 애니다.
그리고 당연히 그 세번째 이야기인 트라이도 보게 되었다...
지난 2월 25일은 디지몬 어드벤처 트라이의 최신작인 4장 상실이 개봉된 날!
VOD는 언제 풀리나, 목이 빠지게 기다리다 27일에 네이버 스토어에 풀리자마자 다운받아서 봤다.
오오오...
기다려왔던 이 작품, 아주 재밌게 봤다.
그리고 이번주 내내 곱씹으면서 즐겼다.
처음 볼 때는 팬심으로 재밌게 봤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해 안 되는 부분들이 있다.
그래서 4장이 팬들한테 욕을 먹는 거다...
난 원래 영화평이 후한 편이라 재미없진 않았지만 아무리 그런 나라도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 있다...
[스포주의]
난 원래 설정 이것저것 따지며 보는 편이 아니다.
어드벤처 시리즈말고는 안 봐서 잘 모르기도 하고.
다른 팬들이 지적한 부분들 중에도 몇몇은 '그럴 수도 있지'하고 이해할 수도 있다.
피요몬만 성격이 왜 그렇게 삐딱해졌을까? 다른 애들은 그대로인데?
피닉스몬으로의 궁극진화를 이끌기 위한 계기 마련 정도로 생각하면 뭐...
작붕?
이거 만드는 사람들도 사람인데, 바쁘게 일하다 보면 한두 프레임 잘못 그릴 수도 있고 놓친 부분 있을 수도 있지 뭐...
금강불괴 소라?
억지지만 파워드라몬이 살살 쳤을 수도... 네, 억지 인정합니다...
상변태가 된 도사?
원래 착한 캐릭터가 타락해야 더 충격이 큰 법... 진짜 도사가 아닐 수도 있고...
떡밥 회수하면서 정리해도 모자랄 판에 판 확대?
아직 두 장 남았으니까 제작진 나름대로 생각 있겠지 뭐... 회수만 잘 해준다면...
하지만 다음 셋은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이 안된다.
1. 02 아이들은 아직도 함흥차사네???
파워디지몬에서 활약했던 신캐 넷은 1장 맨 처음에 쓰러지고 행방불명되는 걸로 안 나온다.
서정우가 디지몬 카이저로 나오나 했지만 그건 그냥 흰수염도사(?)가 변신한 아바타일뿐...
오리지널 8명에 비하면 나도 그 4명 솔직히 별로지만...
이렇게 싹 빼버리는 건 아니다.
이건 전작을 흑역사로 묻어버리겠다는 걸로밖에는...
무시다.
디지몬 어드벤처만 본 사람이 얼마나 된다고, 적어도 그 후속작이자 트라이 바로 전작품의 주역들에 대한 설득력있는 설정이 있어야 한다.
오리지널 8명에 초점을 맞추고 싶었으면 관객들이 납득할 만한 사정을 붙여서 빼버리든가 해야지,
상황파악도 잘 안 되는 아주 처음에 떡실실하는 거 몇 장 보여주고는 '행방불명 됐어요 ㅇㅇ' 이러고 끝???
그럼 8명은 전작에서 함께 세계를 위해 싸운 후배들을 왜 그리도 신경 쓰지 않을까?
다른 팬들 말마따나 메이코는 그렇게 챙겨주면서?
등장 안 시켜줄 거면 좀 더 그럴듯한 설명과 설정이 필요하다.
물론 남은 두 장에서 이 떡밥이 풀릴 수도 있다.
좀 더 기다리면 이 답답함은 풀릴 수도 있다.
이미 4장까지 온 지금까지도 이 모양인 거 보면 그닥 기대는 안 간다만...
2. 오오 성장기 오오 그거슨 궁극체를 넘어선 존재???
'궁극체' 파워드라몬의 필살기를 쳐내서 막아내는 '성장기' 갓피몬의 푸른불꽃!!!
역시 궁극체인 파워드라몬을 막아내는 갓롯트몬의 플롯트의 외침!!!
??? 내가 공격한 게 가짜였단 말인강???
갓피몬의_활약_2.jpg
밸런스붕괴...
이건 아니잖아!!
1장에서 알파몬과 오메가몬이 싸웠을 때도 비슷한 논쟁이 있었다고 알고 있다.
근데 그건 같은 궁극체끼리고 작품 시리즈도 다르니까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근데 이건... 성장기가 궁극체랑 맞먹는다!!!
어드벤처 세계관은 세대 차이가 엄격하다.
물론 설정상으로도 약해빠진 디지몬(ex. 워매몬)들은 하위 세대 디지몬들한테 농락당하기도 하지만!
여기서 '성장기'한테 농락당하는 대상은 '궁극체', 그것도 어둠의 사천왕이다...
궁극체 필살기를 성장기 디지몬이 쳐내고, 거기에 데미지를 먹어서 버둥대고...
파워포는 푸른불꽃에 막히고, 파워드라몬은 플롯트몬한테 꼼짝 못하고, 메탈시드라몬은 푸른불꽃 맞고 도망치기 바쁘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아무리 내가 설정을 따지는 편이 아니라지만 이건 아니다.
설정붕괴를 넘어 원작 무시다.
거기다 멍청해졌다.
도시를 주무르며 선택받은 아이들을 궁지에 몰아넣던 지략가 파워드라몬이 홀로그램에 속아 스스로 얼음 속에 갇혀 버리는 게 단적인 예시다.
그리고 캐릭터도 분명하고 의지도 갖고 있었던 옛날과는 달리 말 한 마디 없이 그저 조종당할 뿐이다.
그냥 전투로봇이 되어버린 어둠의 사천왕...
이렇게 쓸 거면 간지악역으로 과거 속에 남겨두지 왜 부활시켜서 괴롭히는 거야...ㅜ
그래, 얘네들은 짝퉁이다.
2장의 황제드라몬도 그렇고, 얘들도 짝퉁인 거다.
이그드라실이든 흰수염도사(?)든 누군가가 과거의 어둠의 사천왕을 흉내내 만든 가짜다!
그러지 않고서야 이럴 리가...
짭임. 암튼 짭임.
...짭일 거야...
3. 왜 나왔는지 모를 세라피몬
엔젤몬.
파트너 디지몬들 중 마지막으로 진화의 결실을 맺어 데블몬과의 최종결전에서 승리 후 산화해 폭풍감동을 안겨줬다.
홀리엔젤몬.
피에몬과 맞서싸워 퇴갤시키고 블랙워그레이몬과도 호각으로 싸운 궁극체급 완전체.
세라피몬.
...후...
파워디지몬 극장판에서 처음 나온 거 보고 ?????????만 떴었는데 여기서마저...
미트볼이든 뭐든 피요몬의 궁극체 진화는 어찌됐든 계기가 확실하다.
소라의 헌신과 애정에 마음을 연 피요몬의 궁극진화...
연출 및 전달에 문제가 있었다 해도 확실히 계기는 있다.
근데 세라피몬은 '나도 싸울래!'하고는 그냥 진화해버린다.
마치 성숙기 진화하듯 '그냥'
본작 최초의 세라피몬 진화인데 이렇게 그냥...
피닉스몬에 끼워서 서비스로 보여준 것인가???
대사도 한마디 없다.
파닥몬의 진화체들은 항상 가장 늦게 진화하면서 같은 세대 중에선 가장 강력했다.
대기만성의 최종병기 같은 느낌?
그래서 엔젤몬 시리즈를 보면 '강하겠다'라는 생각 먼저 든다.
근데 세라피몬을 보니 어쩌다 이렇게 됐나 싶어 마음이 아프다.
파닥몬 계열의 궁극의 디지몬인데 왜 취급이 이리 안습인지...
이름에 '엔젤'이 빠져서 그런가?
작정하고 불쌍하게 만들고 있다.
다른 파트너 디지몬들의 궁극체 디지몬들은 모두 포스터를 장식했다.
전작들에서 많이 나온데다 오메가몬으로 등장한 워그레이몬과 메탈가루몬은 빼고.
하지만 세라피몬은 이미 등장했음에도 아직...ㅠㅠ
6장 포스터는 세라피몬이 장식하고 그에 걸맞는 눈부신 활약도 좀 보여줬으면 좋겠다.
그래서 4장에서의 계기없는 궁극진화가 서럽지 않게 하고, 그간의 안습행보도 좀 털어버렸으면 좋겠다.
진심으로...
다들 3장, 3장들 하는데, 3장이 제일 잘 만든 거 같긴 하다.
남은 두 장도 3장 같이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시간 좀 더 걸리더라도 제대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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