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헤리티지컬렉션을 아는가?
우리나라엔 자동차회사가 직접 운영하는 박물관이 없지만 독일이나 일본에는 자동차회사들이 자사 차량들을 전시해놓은 독자적인 박물관들이 있다.
현대자동차라는 이름의 세계 5위의 자동차회사가 있음에도 이런 독자 박물관 하나 없는 우리나라를 보면... 아직 우리나라는 자동차 선진국들 따라가려면 멀었다.
어쨌든...
닛산도 그런 회사들 중 하나다.
도쿄 근교인 가나가와현의 자마라는 곳에 '닛산헤리티지컬렉션'을 운영하고 있다.
엄밀히 말하면 제대로 된 박물관이라기보다는 공장 한켠에 공간을 마련해 차들을 모아놓은 차고에 가깝다.
하지만 그 내용이나 질적인 면에서는 여느 박물관에 뒤지지 않는다.
닛산에서 직접 운영하는 박물관답게 닛산차에 관해서는 다른 그 어떤 곳보다 수준이 높을 것이다.
저번에 도쿄에 갔을 때 시간을 내어 닛산헤리티지컬렉션에 갔다.
도쿄 도심에 있다면 또 모를까, 보통 관광객이라면 도쿄에서 1~2시간 걸려 전철 타고 가야 하는 이곳에 안 갔을 거다.
하지만 나는 자동차에 무척 관심이 많고, 일제 스포츠카를 좋아하기 때문에 예전부터 반드시 가야 할 필수코스로 생각하고 있었다.
위 링크들은 닛산헤리티지컬렉션에 관한 사이트들이다.
앞서 말했듯 닛산헤리티지컬렉션은 보통 박물관과 다르다.
개장시간에 맞춰 그냥 표 사서 들어가면 되는 곳이 아니다.
반드시 홈페이지에서 사전신청을 해야 하며, 투어 가이드가 꼭 동행한다.
또한 일본어 투어밖에 제공되지 않으므로 본인이 일본어를 할 줄 알거나 일본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랑 같이 가야 한다.
그렇다고 외국인이 갈 수 없는 건 아니다. 외국인도 투어할 수 있다.
견학은 하루 2회, 10시와 14시에 시작되며, 40명이 한 그룹을 이뤄 2시간 동안 관람한다.
입장료는 없다.
박물관은 자마 시(市)에 있는 닛산 공장 안에 있다.
홈페이지의 교통 안내에는 오다큐 미나미린칸역에서 버스를 타고 오는 게 빠르다고 되어 있었다.
홈페이지에 교통 안내가 매우 상세하게 잘 되어 있으므로 그걸 보고 오면 된다. 물론 모두 일본어...
역까지의 셔틀버스는 제공되지 않는다.
공장은 이렇듯 한적한 동네에 있다.
도쿄 도심에 있다가 외곽으로 나오니 이런 한적한 풍경이 펼쳐진다.
하긴, 외곽이라곤 하지만 신주쿠에서 자마까지는 직선거리로 약 33km 떨어져 있다.
이 정도면 강남역에서 양평의 중앙선 국수역까지의 직선거리와 비슷하다.
그리고 일본은 우리나라와 달리 아파트를 올리는 것보다 단독주택 지구를 넓게 만들며 도시를 개발하는 걸 선호하기 때문에 분위기가 좀 다르다.
여기가 닛산 자마공장이다.
'자마사무소'라고 표기되어 있다.
안전모를 쓰고 지나가는 직원들이 보인다.
제2정문에서 닛산헤리티지컬렉션 견학 왔다고 하면 직원들이 친절하게 맞아준다.
진짜 친절하다.
대기실에 대기하고 있다가 카운티급의 중형버스를 타고 공장 안으로 들어간다.
그런데 내가 시간을 착각했는지 나 혼자만 늦었었다. 그것도 30분씩이나...
당연히 투어는 진작에 시작된 지 오래였지만 "죄송하지만 늦게 오셔서 관람이 불가능하다."라고 말하긴커녕 너무 친절하게 맞아줘서 직원에게 물어보기 전까지 까맣게 몰랐다.
오히려 관람객이 나뿐인 줄 착각할 정도였으니...
생각지 못하게 지각을 해서 당황스러웠지만 직원들이 잘 맞아줘서 다행이었다.
안으로 들어가면 이렇게 자동차들이 통로 양옆으로 쭉 도열해있다.
30분이나 늦었기 때문에 이미 가이드투어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원래는 투어 시작 전에 비디오 감상도 한다고 한다. 아마 닛산 홍보 영상이겠지.
마치 원래부터 함께였던 듯 자연스럽게 끼어들어 가이드 누나의 설명을 듣기 시작했다.
전시장 배치는 이렇게 되어 있다.
나는 70년대 부스에서 초대 실비아를 설명할 때부터 끼어들었다.
하지만 여기선 배치 순서대로 소개하도록 하겠다.
맨 처음 들어오면 척 봐도 오래돼 보이는 차들이 맞아준다.
무러 1930년대(!!!)의 차들이다.
우리나라에서 이 정도로 오래된 차들을 본 기억은 고궁박물관에서 고종과 순종 황제 어차 두 대를 본 게 마지막인 것 같다.
그런데 여기는 이렇게나 많이 있다.
그것도 여기 있는 차들은 다 당장 운행이 가능한 상태로 유지된다고 한다.
보존 상태가 어찌나 좋은지 방금 출고된 새차 같다.
이 차들을 지금까지 보존해온 사람들도 대단하고 이걸 수집해 복원 및 전시하고 있는 닛산도 대단하다.
아마 이런 차들의 관리를 담당하는 전문 엔지니어들이 따로 있을 것이다.
물론 박물관의 차들이니까 이렇게 관리가 잘 된 것일게다.
하지만 아무리 인력이 있고 기술이 있고 돈이 있어도 보존할 차 자체가 없으면 아무 소용없다.
닛산헤리티지컬렉션은 클래식카와 올드카를 소중히 여기고 잘 관리하며 보존해온 일본의 자동차문화 풍토가 있기에 존재 가능한 것이다.
오래된 차는 무조건 똥차 취급하며 버려야 할 것으로 대접하는 우리나라의 문화가 떠올라 슬펐다.
닛산의 뿌리가 된 닷선의 차들도 있다.
1969년에 등장한 초대 스카이라인 GT-R, 일명 '하코스카'다.
그래, 이런 옛날 일본 스포츠카들을 보러 여기 왔다.
그래도 나온 지 얼마 안 된 차들은 길거리에서 봤지만 우리나라도 아니고 다른 나라의 올드카들을 보기란 이런 박물관에서가 아니면 쉬운 일이 아니다.
오래된 세드릭들이다.
세드릭은 지금은 단종되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선 자동차광들을 빼면 아는 사람이 별로 없지만 한때는 닛산의 대표적인 고급차 라인업이었다.
사진의 세드릭은 1세대로 보인다.
클래식한 디자인과 화려한 크롬 때문인지 지금 봐도 무지 고급스러워 보인다.
클래식한 고급차의 이미지 그 자체다.
지금의 Z34형 370Z로 이어지는 닛산 Z카의 시조인 닷선 페어레이디 시리즈다.
사진은 위에서부터 1세대의 1200형, 2세대의 1500, 1600, 2000형이다.
투어 당시 1200형은 시승차로 운영되고 있었다.
평일 한정으로 전시차들 중 한 가지를 뽑아 동승시켜주는데, 오늘의 시승차가 바로 페어레이디 1200이었다.
평일시승을 노리고 최대한 평일로 잡았는데, 이런 귀한 차를 타볼 기회가 생겼다.
시승은 가이드투어가 끝난 뒤부터 한 사람(+동승자)씩 자유롭게 가능했다.
전문 운전사가 공장 내 약 100m 구간을 그야말로 맛만 보여준다. 하지만 그게 어디인가.
실내는 요즘 차들과 많이 달랐지만 주행감각 자체는 요즘 나오는 내연기관 차들과 비슷했다.
다만 정제되지 않은 좀 더 거칠면서 아날로그스러운 맛이 강했다.
요즘 차의 부드러운 주행감이 아니라 그르렁거리는 야생의 느낌이다.
전자장비가 달리기 전, 그러니까 A1으로 개선되기 전의 구형 군용차와 비슷하지만 그보다 더 날렵한 느낌이다.
나는 혼자 가서 사진 찍어줄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가이드 누나가 자진해서 사진도 찍어주었다.
좋은 경험이었다.
물론 닛산 Z카도 있다.
1세대 페어레이디 Z인 진황색 S30이 닷선 페어레이디 2000 옆에 세워져 있다.
완간미드나이트에서 아키오가 끔찍히 아끼는 애차이자 '악마의 Z'라고 불리는 그 차다.
만화에서만 보던 차를 실제로 본다.
본래 닛산과 다른 회사였지만 나중에 합병된 프린스의 차도 전시되어 있다.
합병당한 회사의 차도 우리의 차, 그들의 역사도 우리의 역사! 동북공정?
어쨌든 닛산이 프린스도 보존해준 덕분에 프린스의 차도 사진이 아닌 실물로 생생히 만나볼 수 있다.
현대차박물관이 생기면 기아차도 이렇게 꼽사리끼어서 전시되려나...?
그래도 기아차는 프린스와 달리 회사가 살아있으니 박물관도 별개로 생겼으면 ㅎㅎ
닛산이 본격적으로 활약하기 시작한 시기의 차들이다.
맨 왼쪽, 1968년에 처음 출시된 1세대 로렐부터 닛산 브랜드의 올드카들이 도열해있다.
닛산의 옛날 트럭들이다.
오른쪽의 파란 차는 패트롤, 그러니까 순찰차로 쓰였다고 한다.
순찰차는 뭔가 야인시대에 나올 법한 인상의 차지만 의외로 트럭은 그 시대 상용차치고 세련된 느낌이다.
초대 실비아다.
드리프트 머신으로 유명한 실비아 시리즈의 유래가 되는 차...
고급 쿠페로서 희소성이 강한 차였다고 한다.
이곳에 두 대나 있다.
이건 오스터라는 차의 KPT11형(2세대)이다.
딱히 의미가 있거나 유명한 차는 아니지만 어딘지 모르게 눈길이 갔다.
어린 시절에 한번쯤 봤을 법한 익숙한 외모 덕분일까, 어쩐지 친숙하다.
르망이나 프레스토 같은 우리나라 올드카 느낌이 난다.
짱구 아빠가 타던 차랑 닮은 것 같기도...^^;
이건 2세대 스카이라인 GT-R이다.
흔히 별명인 '켄메리 GT-R'이라고 많이 부른다.
출시된 지 얼마 안 돼 타이밍 안 좋게 오일쇼크가 터져버리는 바람이 기름 많이 먹는 스포츠카인 이 차는 단명하고 만다.
그래서 굉장히 희소하다.
베이스가 된 C110 스카이라인의 모델 라인업 중 하나인 2000GT-X도 함께 전시되어 있다.
왼쪽 하얀 차가 GT-R, 오른쪽 차가 GT-X다.
다음은 다른 S30형 페어레이디 Z들이다.
오래된 차임에도 의외로 여러 대가 전시되어 있었다.
맨위와 두 번째는 일본 한정으로 발매되었던 페어레이디 ZG들이다.
S30에 오버펜더, 헤드라이트 커버, 전용 범퍼 등을 단 모델로, 240ZG라고도 한다.
가나가와현경에서 사용했던 경찰차도 있다.
아래는 최후기형 S30으로, 1975년의 배출가스 규제를 통과한 S31형 모델이다.
왼쪽 두 대가 S30이다.
2세대인 S130 두 대와 3세대인 Z31형 페어레이디 Z이다.
S130은 S30과 진짜 비슷하게 생겼다.
그러던 게 Z31로 가면서 리트랙터블 헤드램프가 적용되어 많이 달라졌다.
파워트레인도 싹 바뀌었다.
그러나 뒷모습은 S130이나 Z31이나 여전히 비슷하다.
왼쪽이 Z31, 오른쪽이 S130이다.
레트로스타일의 귀여운 시티카인 Be-1.
이 차가 1988년에 단종되고 2년 뒤인 1991년에 똑같이 레트로 스타일인 피가로가 나왔다.
실비아 시리즈다.
고급 쿠페 이미지였던 초대 실비아와 달리 S10부터 시작되는 신 실비아 시리즈는 대중 스포츠카를 표방했다.
위 사진에 나온 건 각각 1983년과 1986년에 생산된 S12다.
그리고 이니셜D의 이케타니의 차로 유명한 S13이다.
그것도 익숙한 옥색의 차다.
일부러 이케타니의 차의 색깔이랑 맞춘 건지는 모르지만 색이 같은 덕에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그리고 확 와닿는다. 아, 이게 이니셜D의 그 차구나, 하고.
만화에서만 보다가 실제로 보니 뭔가 되게 신기했다.
아쉽게도 S14와 S15는 없었다.
단종된 지 얼마 안 된 차라 구하려면 얼마든지 쉽게 구할 수 있겠지만 아직 전시할 만한 수준의 차는 아니라고 판단해 전시하지 않은 것 같다.
옆에는 겐지의 차인 180SX도 있다.
앞모습만 다른 S13이다.
색깔이 새까매서 어디가 에어인테이크고 헤드라이트고 그릴인지 구분이 잘 안 간다.
그래서 '아, 그거!'하는 느낌은 별로 없다.
구하느라 힘든 차였다고 가이드 누나가 말했던 거 같은데...
이 차는 에스카르고라는 차다.
에스카르고는 프랑스어로 달팽이를 뜻한다.
굉장히 실험적인 성격이 강한 개성파 차다.
이름답게 바퀴에는 달팽이 모양 그림도 그려져 있다.
특이한 차여서인지 가이드도 이 차를 상세히 설명해줬다.
이 차는 컴팩트 MPV인 프레리라는 차의 1세대 모델이다.
겉보기엔 별 특이할 게 없어보이지만 이래봬도 가이드가 일부러 소개해준 차다.
왜냐하면...
B필러 없이 이렇게 완전히 개방되는 스타일의 문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이야 일본 경차 중에도 이런 차가 몇몇 있고 우리나라에도 레이가 있어서 별로 신기해보이지 않겠지만 이 차가 처음 나온 1982년에는 꽤 신선했을 것이다.
멀리 갈 거 없이 레이가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이것 때문에 꽤 화제가 되지 않았던가.
외국에선 이렇게 수십 년 전부터 존재해왔음에도 말이다.
지금의 무B필러 차들의 시초가 된 혁신적인 차다.
명색이 닛산박물관인데 닛산의 대표적인 모델인 스카이라인 시리즈도 빠질 수 없다.
R32형 일반 세단 모델도 있었다.
맨날 R32 GT-R만 접하다가 일반 세단 모델을 보니 꽤 신선하고 신기했다.
원래는 그 반대여야 할 텐데 ㅋㅋㅋ
1세대 SM5의 베이스가 된 2세대 세피로도 있었다.
사이드미러를 보라. 판박이다.
그리고 내가 닛산헤리티지컬렉션을 찾은 가장 큰 이유인 스카이라인 GT-R 시리즈가 여기 모여있다.
이니셜D, 완간미드나이트, 분노의 질주를 보면서 멋있다고 동경해온 차들이다.
물론 매니아도 많은 차들이다.
R33 GT-R 쿠페 두 대와 세단 한 대, R34 GT-R V스펙II가 있었다.
이 차들을 이렇게 가까이서 보게 되다니, 감격이었다.
R34는 실제로 보니 더 남성적이고 우락부락한 인상이었다. 포스가 ㅎㄷㄷ
인피니티, 닛산의 고급차 브랜드다.
이 차는 인피니티의 Q45로서 인피니티의 시작이다.
닛산차에 인피니티 마크만 단 듯한 모습이 아직 어색하다.
그러고보면 요즘 나오는 인피니티는 일반 닛산차들과 확실히 차별화가 되는 듯하다.
인피니티 브랜드이긴 하지만 닛산 고급차 디비전의 첫 차라는 상징성 때문인지 여기 있었다.
양산차들도 많지만 그동안 여러 모터스포츠 대회에서 닛산을 빛낸 경주차들도 많이 전시되어 있다.
비록 나는 모터스포츠에 대해 잘 몰라서 별로 흥미를 가지고 보지 못했지만 모터스포츠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여기도 재미있게 볼 수 있을 듯하다.
이 차들은 닷선 시절의 랠리카로서 대회에 나가 맹활약했던 바로 그 차들이다. 가이드가 설명해줘서 알았지만...
이 특이한 모양의 차도 가이드가 뭐라고 설명했었는데... 기억이 안 난다...
경주차 구역 한켠엔 현행 R35 GT-R이 두 대 있다.
현행 모델인 R35가 웬 전시차?하겠지만 이 두 대는 특별하다.
왼쪽의 은색 차는 GT-R 1호차이고 오른쪽 금색 차는 우사인 볼트 에디션이기 때문이다.
전설의 GT-R이 사라졌다가 5년 만에 다시 부활하면서 탄생한 첫 번째 차라니, 충분히 기념비적이다.
닛산이 세계적 육상스타 우사인 볼트와 마케팅을 하면서 만든 우사인 볼트 에디션은 전세계에 딱 3대밖에 없다고 한다.
우사인 볼트 소유의 1대, 자선행사에 내놓은 1대, 여기 있는 1대.
즉, 전세계에서 3대뿐인 차 중 하나다. 보닛엔 볼트의 사인도 있다.
이 차들은 닛산의 전기차 시험차들이다.
전기차를 개발하면서 시험적으로 생산한 테스트카들이다.
양산화되진 못했지만 리프 같은 지금의 닛산 전기차의 시초가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 한 켠엔 Z카들의 컨버터블 버전들이 있다.
뚜껑 열리는 Z32와 Z33이다.
뚜껑이 열리는 Z카가 팔렸던가?
컨셉트카 같은 성격으로 시험적으로 만든 녀석들 같다. 투스카니 컨버터블처럼...
그 옆엔 아까 봤던 세드릭의 후계모델들이 모여있다.
또 그 옆으로 돌아가면 특별히 마련된 부스가 있다.
그리고 바로 거기에 R32 스카이라인 GT-R이 있다.
진짜 내가 좋아해 마지않는 차다.
프라모델도 R32 모형을 갖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했을 정도니까.
그런 소중하고 멋진 차답게 특별 부스에 따로 모셔져 있었다.
여기만큼은 차고가 아니라 쇼룸 느낌으로 꾸며져 있다.
상태가 너무나도 좋아서 금방이라도 배기음을 토해내며 박차고 나갈 것만 같다.
반짝거리는 나머지 실차가 아니라 다이캐스트 같기도 하다.
실제로 봤을 때의 그 중후함이란...
사진과 영상으로 너무나 많이 접해서 익숙했기 때문인지 의외로 감동은 그리 크지 않았지만 그래도 실제로 봤다라는 데에 아주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었다.
옆에는 경주차 버전 R32도 있다.
'불패신화의 R'이라는 말을 만들어낸 R32 경주차들...
R32 부스 옆에는 여러 용도로 개조된 닛산의 특수자동차와 상용차가 있다.
왼쪽 끝의 리프부터 오른쪽 끝의 오래된 소방차까지 여러 종류가 있다.
관람을 마치면 가이드가 관람객 모두를 데리고 나간다.
그리고 간단한 설문지를 쓰면 견학 끝!
설문지를 내면 타고 왔던 버스를 타고 공장 입구로 되돌아가면 된다.
닛산 차종 카탈로그도 자유롭게 챙길 수 있다.
전차종 안내 카탈로그와 팸플릿, 생수를 챙겨서 나왔다.
생수는 그냥 보통 생수가 아니라 닛산 측에서 주문해서 만든 라벨이 붙어있는 생수다.
뚜껑에는 타코미터가 그려져 있고, 라벨에는 2세대 스카이라인 GT-R의 사진이 인쇄돼 있었다.
과연 자동차박물관에서 줄 법한 물건이다.
전시장 입구에는 위 사진처럼 리프를 비롯한 닛산의 최신 차종 몇 대가 전시되어 있다.
비록 도쿄에서 조금 거리가 있어서 시간 넉넉히 잡고 와야 한다는 게 단점이긴 했지만 아주 즐겁고 만족스러운 관람이었다.
전시물의 수준과 가이드 투어의 질이 아주 높았고, 직원들도 친절했다.
닛산의 공장에 직접 들어가 그들이 만든 차를 볼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 (만약 현대차 울산공장에 이런 게 생긴다면 대번에 울산 제일의 관광명소가 될 거다.)
무엇보다 사진과 만화, 영화에서만 보던 올드카들을 직접 볼 수 있다는 게 제일 좋았다.
자동차를 좋아한다면 한번 가볼 만하다. 특히 당신이 일본차에 관심이 많고 아는 게 있다면 꼭 가봐야 한다.
이니셜D를 본 정도만 되어도 충분히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다.
수많은 자동차들이 차고 가득히 빽빽하게 모여있고, 그 하나하나가 귀한 올드카라니,
그야말로 천국 같은 곳이었다.
보는 내내 즐겁고 신이 나서 행복했다.
동시에 닛산이 그들의 역사와 제품에 대해 가지는 자긍심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런 역사와 전통에 대한 자부심은 메이커의 철학이 되고, 철학이 담긴 제품은 팬을 만든다.
전시된 차들도 멋있고, 이런 걸 운영하는 닛산도 멋있고... 여러 모로 멋진 곳이다.
우리나라에도 메이커에서 직접 운영하는 이런 멋진 곳이 얼른 생기면 좋겠다.
재밌게 보신 분은 밑의 하트!를 눌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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