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엔 그 인구 수만큼이나 수많은 자동차 회사와 브랜드가 있다. 지금 우리에게 그나마 알려진 브랜드로는 현대차의 합작 파트너인 베이징자동차(BAIC), 쌍용차 먹튀한 빌어먹을 상하이자동차(SAIC), 마티즈 짝퉁차로 유명한 체리, 볼보 먹은 지리, 전기차 BYD, 국내에 진출했다 개무시당한 베이치(북기은상) 정도일 것이다. 오오 켄보600... 중국차 한참 멀었다고 하지만 과거에 비해 많이 좋아진 건 사실이다. 5년 정도 전만 해도 조잡한 짝퉁차가 대부분이었는데 이젠 적어도 겉으로는 어엿한 차들이 나온다.
그런데 이들 주제(?)에 고급차 브랜드가 있다면 믿어지겠는가? 놀랍지만 존재한다. 지리자동차 계열의 디하오(帝豪), 주석 의전차로 알려진 홍치(红旗) 등이 그것이다. 여기서는 상하이자동차 계열의 로위(Roewe)를 소개해볼까 한다. 몇몇 중국 브랜드가 그렇듯 로위도 중국어 명칭과 영문 명칭이 따로 있다. 웨이신-위챗, 메이디-Midea, 중싱-ZTE 등과 같은 경우다. 로위의 중국 명칭은 롱웨이(荣威)다. 그래서 국내 매체에서 롱웨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로위는 상하이자동차의 고급차 브랜드로서 2006년에 출범했다. 하지만 실제 역사는 따지고 보면 훨씬 더 길다. 게다가 원래는 중국차가 아니었다. 로위의 본래 뿌리는 영국의 로버(Rover)다. 랜드로버가 생각난다면 기분 탓이 아니다. 랜드로버는 본래 로버의 곁가지로 시작했다. 물론 지금은 랜드로버가 압도적으로 유명하고 로버는 자동차 팬들이나 기억하는 잊혀진 브랜드가 되었지만 말이다. 여타 영국차 브랜드가 다 그렇듯 이 회사도 망해가다가 BMW에게 인수되었다. 하지만 이어지는 적자를 부담 못한 BMW를 로버를 팔아버렸고, 다른 영국차 브랜드인 MG와 묶여 MG로버그룹을 이룬다. 하지만 부활하지 못하고 결국 MG와 세트로 난징자동차에 매각된다. 그리고 그 난징자동차는 상하이자동차에 매각되어 지금에 이른다.
로버의 대표 차종인 로버 75.
MG는 지금도 MG 브랜드로 차량들을 중국와 영국 등지에서 판매하고 있다. 그런데 로버는 왜 그대로 살아남지 못했을까? 당시 랜드로버를 갖고 있었던 포드가 브랜드 가치 훼손을 우려해 로버의 상표권을 사버렸기 때문이다. 쭝궈애들이 로버 브랜드를 막 사용해서 랜드로버 이름값이 떨어질까봐 걱정됐던 것이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새로 출범시킨 브랜드가 로위다.
MG 3
MG 6
내가 중국에 있었을 때엔 소형인 로위 350, 그보다 좀 더 큰 로위 550, 로버 75를 개조한 로위 750 등이 팔리고 있었다. 로위 350을 개발하는 데에는 쌍용차 엔지니어들이 다수 붙들려 갔다고 하는데, 이 때문에 쌍용차 신차 개발에 큰 차질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이거 업무상배임죄 아니냐... 그걸로 모자라서 카이런을 가져다가 W5라는 짝퉁차를 만들었다. 지금은 단종됐지만 쪽팔린 줄 모르는지 로위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과거 차량 라인업에 아직도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는 W5를 볼 수 있다.
로위 350
로위 550
로위 750
카이런 짝퉁 W5
지금은 여러 새로운 라인업이 추가되었다. 750이 단종되고 새로운 플래그십인 950이 추가되었으며, 전기차와 SUV 라인업이 대폭 강화되었다. 국내 모 매체에서 중국시장에서의 현대차위기론을 얘기하며 '중국차 수준 많이 좋아졌다'고 언급하며 예시로 든 RX8도 그 중 하나다. 플래그십 SUV인데, 시작가가 기함인 950과 동일한 16만8800 위안(약 2,900만 원)이다. 아, 물론 마쓰다의 로터리 스포츠카와는 관계 없다.
살짝 옛날 라인업
현재 라인업 및 가격표
전기차 Ei5
로위 950
로위 RX8
로위 Marvel X
내가 중국에 있었을 시기의 로위는 로버 느낌이 남아있어서 중국차치고 품격 있고 고급스러운 느낌이 있었는데 요즘엔 여타 브랜드랑 큰 차이가 없는 것 같다. 그래도 나름 고급차 브랜드라 그런지 겉보기엔 꽤 괜찮아 보인다. 아무래도 영국차 베이스이니 토종 중국차보다는 나을 것 같다...라는 생각도 든다. 국내에 진출한다면? 여러분은 구매 고려 리스트에 올려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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