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히 말할 수 있다. 나는 국산차가 좋다. 물론 수입차에 비해 이것저것 부족한 점이 있는 게 사실이지만 수입차에는 친근함과 애정이 안 생긴다. 반면 국산차는 친근하고 애정이 간다. 거리에서 자주 보이는데다 우리나라에서 개발하고 만드는 우리 차라는 점에서 더 애정이 간다. 자가용부터 대중교통까지 실생활에서 나와 함께 하는 차도 모두 국산차고.
그렇다고 내가 수입차를 싫어하는 건 또 아니다. 위 사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남성미 넘치는 미제 픽업트럭, V8엔진에 수동변속기를 끼운 머스탱GT와 챌린저, 세꼭지별을 보닛에 달고 허영심을 부릴 수 있는 벤츠 E400, 우직한 느낌이 살아있는 2000년대의 BMW와 아우디, 클래식한 멋이 있는 8~90년대 각벤츠, 감성과 실용성을 모두 챙긴 미니 클럽맨, 믿음직하면서도 깔끔한 매력이 있는 볼보 왜건들, 마법의 양탄자라는 팬텀, 만화와 영화를 통해 멋있는 모습 많이 보여준 일제 스포츠카 등등 내가 좋아하는 수입차들도 많다.
하지만 나는 그들이 수입차라서 좋아하는 게 아니다. '수입차'라는 타이틀보다는 그 차 자체가 가지는 매력에 끌린 거다. 즉 수입차라고 해서 무조건 좋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국산차를 고르느냐 수입차를 고르느냐의 문제는 전적으로 취향의 문제지 빈부나 우열의 문제가 아니다. 돈 많아도 공적인 지위 때문에 국산차 사는 사람도 있고, 차엔 별로 관심 없고 그냥 A/S가 편해서 국산차 사는 사람도 있고, 동급 수입차보다 실용적이고 편의장비가 좋아서 사는 사람도 있고, 비싼 국산차라도 디자인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사는 사람도 있는 거다. 국산차 소비자라고 수입차의 존재를 모르는 것도 아니고 돈이 없는 것도 아니다. 차를 구매하는 조건도 제각각이다.
하지만 일부 사람들은 차 개개의 매력이나 개인의 취향과 조건보다는 국산차와 수입차라는 이분법적인 시각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국산차는 비싸면 안 되고, 국산차는 무조건 수입차보다 하급이고, 돈 있는 사람은 수입차 타는 게 당연한 거고, 비싼 국산차 타는 사람은 호구고... 이런 식이다. 국산차건 수입차건 자기가 좋아하면 그거 사는 거고 사든 안 사든 개인의 자유이거늘, 비싼 국산차를 타면 바보 취급하면서 "그 돈이면 수입차 탄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꼭 있다. 바로 아래의 스샷에서처럼.
말이 안 통한다
저 댓글은 스팅어 관련 글에 달린 것이다. 분명 스팅어를 살 돈이면 다른 수입차들도 충분히 구매를 고려할 수 있다. 그럼에도 스팅어가 마음에 들면 스팅어를 사면 되는 거지, 그 돈으로 수입차 안 샀다고 호구 소리 들을 이유는 없다. 국산차가 마음에 안 들어서 수입차를 타는 건 그들의 자유지만 그렇다고 국산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바보 취급할 권리는 없다. 그들이 그들의 취향대로 수입차를 타는 것처럼 국산차를 타는 사람들도 그들의 취향에 따라 타는 것뿐이다. 물론 그냥 돈이 없어서 울며 겨자 먹기로 국산차를 타는 사람들도 많지만 나처럼 국산 수입 그런 거 신경 안 쓰고 그저 그 차가 좋아서 국산차를 선택하는 사람도 많다. 돈 없어서 국산을 타는 게 아니라 마음에 드는 차가 국산일 뿐인 사람들 말이다. 그런 건 전혀 생각않고 그저 수입이면 좋고 국산 타면 거지에 호구라는 식으로 말하는 사람들은 내가 볼 땐 그저 허영과 금전만능주의에 찌든 속물들일 뿐이다.
스팅어가 좋으면 스팅어 사는 거다. 나도 같은 돈 있으면 4시리즈 안 사고 스팅어 산다. 왜? 스팅어가 더 마음에 드니까. 4시리즈가 수입차라는 이유만으로 마음에 덜 드는 차를 고르고 싶진 않다. 설명 끝, ㅇ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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