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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이야기

메가웹을 탐험하다 - 토요타가 만든 작은 자동차 테마파크

by 여만창 2018. 3. 18.

도쿄엔 오다이바라는 지역이 있다.


서울의 여의도처럼 섬으로 된 곳인데, 바닷가에 위치해있다는 점과 고급 아파트들이 많다는 점 때문에 개인적으론 해운대와 비슷하단 느낌을 좀 받았다.


도쿄의 업무단지이자 대표적인 관광지이기도 하다.


디지몬 어드벤처의 무대이기도 하며, 필자의 오다이바 성지순례를 보고 싶은 사람들은 [여기를 누르자].




이 오다이바엔 메가웹이란 아주 멋진 곳이 있다.


[메가웹 한국어 홈페이지]


일본 최대이자 세계에서 손꼽히는 자동차메이커인 토요타에서 만든 자동차 테마파크다.


자동차라면 죽고 못 사는 내가 이런 곳을 빼먹을소냐.


도쿄에 두 번 갔는데, 두 차례 모두 메가웹에 갔다.


첫 번째 방문은 2017년 7월, 두 번째 방문은 2018년 1월이었다.


두 차례 간 경험을 살려 메가웹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보겠다.










팔레트타운이라는 쇼핑몰, 이곳에 오다이바의 상징인 대관람차와 함께 메가웹이 자리 잡고 있다.







내부의 원형 광장에 메가웹이 있다. 지상 1, 2층을 차지한다.







메가웹, 토요타 시티 쇼케이스








내부로 들어가면 토요타가 시판하고 있는 전차종을 전시해놓은 전시장이 나온다.


여기가 시티 쇼케이스다.


경차부터 승합차까지 모든 차종들이 전시되어 있다.


거대한 딜러 전시장이라고 보면 된다.


여기서 차들을 직접 만져보고 살펴보면서 평가할 수 있다.







그런가하면 직접 타볼 수도 있다.


'라이드원'이라고 하는 코너인데, 여기서는 토요타의 전차종을 시승해볼 수 있다.


수소전기차인 미라이까지 포함한 전차종이다.


사전에 인터넷으로 예약이 필요하며, 300엔 정도의 소정의 이용료를 내야 한다.


물론 국제면허도 인정되므로 한국인도 인터넷으로 신청하면 얼마든지 이용할 수 있다.


[여기가 메가웹 시승신청 페이지다. 일본어와 영어만 지원된다.]







출발 지점.


여기서 출발해서 팔레트타운을 도는 약 1km 정도의 코스를 돈다.


시설 내에 있는 코스인 만큼 단순하다.


제대로 된 시승은 힘들고, 그냥 타보는 데 의미를 둬야 하는 수준.









나도 여기서 86을 시승해봤다.


물론 수동 모델로 ㅎ 자동과 수동 모두 예약 가능하다.


스포츠카를 몰아보는 건 이때가 처음이었다.


스포츠카답게 반응성이 좋았다. 1단을 넣고 페달을 조심스럽게 밟으면 회전수가 그악하면서 솟구친다.


부드럽게 다루려면 좀 적응이 필요하다.


짧은 거리였지만 재밌게 타고 놀았다. 역시 차는 수동이다.







2층엔 여러 전시장들이 있다.


TRD였나? 토요타의 튜닝프로그램을 소개하는 코너였다.


2층은 주로 토요타의 기술을 소개하는 전시관들로 차있다.


어딘가의 대회를 완주한 툰드라도 한 대 서있었다.








시뮬레이터도 있다.


위의 건 하이브리드카의 연비의 우수성을 비교체험하는 시뮬레이터, 아래 건 레이싱 시뮬레이터다.


오락실에서 이니셜D 하는 느낌 ㅋㅋ


참고로 사진의 인물은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 물론 그의 허락을 받은 사진이다.








시뮬레이터 옆엔 차세대 수프라로 등장할 FT-1 컨셉트카도 전시되어 있었다.


86에 이은 토요타 스포츠카의 부활이다.








토요펫 크라운.









MPV 형태로 만들어진 새 일본 택시도 소개되어 있었다.


구형 크라운을 대신해 택시 전용모델로 만들어지는 차며, 이름부터가 JPN택시다.


2020년 도쿄올림픽을 목표로 보급되는 차라고 한다.


도쿄 시내에서 슬슬 보이기 시작한다.


상하이엑스포 열리기 전에 폭스바겐 투어란을 택시로 보급했던 중국의 정책이 떠오른다.







전시장을 나와서 쇼핑몰 안쪽으로 조금 들어가면 히스토리 개리지가 나온다.


숨어있는 장소라서 지도를 잘 보거나 안내원에서 물어서 가야 한다.


구석에 있으니 잘 찾아야 한다.







이곳은 세계의 여러 메이커들의 명차를 전시해놓은 공간이다.


토요타 차는 물론이고 여러 나라의 차들이 있다. 한국차는 없다 ㅎ


시티쇼케이스가 전시장이나 홍보관 같은 느낌이었다면 히스토리 개리지는 박물관 같은 느낌이다.


그래, 딱 박물관이다.


그럼 여기에 전시되어 있는 차들을 하나하나 살펴보자.








매서슈미트








포르쉐 356








마쓰다 코스모








쉐보레 콜벳








토요타 2000GT


토요타의 박물관이니만큼 토요타의 전설적 스포츠카인 이 차가 더욱 어울린다.








재규어 E타입








캐딜락 시리즈 62







토요타 코로나


정확히는 토요펫 브랜드로 나온 차다.







스바루 360







옛날 일본의 가정집 모습을 재현해놓은 공간도 있다.


1960년대의 도쿄를 재현한 공간이라고 소개되어 있다.







BMW 이세타








알파로메오 스파이더








피아트 500








이 차는 뭔지 도저히 모르겠다...


좀 알려주세요...







토요타 크라운







도중에 있는 문을 열면 밖으로 나갈 수 있다.


분수대를 중심으로 돌아나가는 길이 라이드원의 시승 코스다.


1층의 야외 전시장도 보인다. 이따 내려가볼 거다.


2층 야외전시장에는 아래의 차들이 있었다.








토요타 퍼블리카


신진 퍼블리카라는 이름으로 국내에서도 먼 옛날에 생산된 적이 있었다.


한국차는 아직도 없는 컨버터블이 일본엔 그 옛날옛적에도 있었다.


우리나라도 컨버터블 만들 때가 한참 지났는데... 너무 안 나온다.








로터스 엘란








페라리 디노 246GT


저번엔 실내에 있었는데 둘째 방문 때는 밖에 나와있었다.








혼다 S800








토요타 스포츠 800








DMC-12 드로리안







전시장을 모두 지나면 긴 회랑이 나온다.


이곳은 일본 국내외의 여러 자동차 서적들과 자동차 모형들을 전시해놓은 공간이다.


어느 부유한 자산가가 취미로 모은 컬렉션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물론 하치로쿠도 있다.







토요타 자사의 차들은 물론 경쟁 회사의 차들의 모형들도 있다.








여러 자동차 관련 서적들과 잡지들.


일본은 자동차 관련 서적들도 많고 잡지도 많다.


자동차를 취미로 하는 사람들이라면 질릴 틈도 없이 매일 자동차 책만 읽으면서 살 수도 있을 것 같다.


일본의 이런 자동차문화가 참 부럽다.


우리나라는 자동차를 취미보다는 재물이나 과시 수단으로 보는 경향이 더 강하기 때문에 이런 동호 문화가 약한 것이 사실이다.


일본처럼 오랜 세월에 거쳐 여유있게 발전한 게 아니라 단기간에 압축적으로 성과와 실적만을 좇으면서 발전해온 역사의 영향일 것이다.


그래도 이제는 여유를 찾는 문화로 바뀌고 있으니 앞으로는 기대를 걸어봐도 될까?







회랑을 지나면 테마전시관이다.


첫 번째 방문 당시에는 토요타의 창립자인 토요다 사키치의 삶을 주제로 한 전시가 열리고 있었다.


두 번째 방문 때는 역사 속의 여러 차들이 전시돼 있었다.







토요펫 크라운


참고로 이 차가 나온 때는 우리나라가 전쟁의 참화에서 벗어난 지 2년밖에 안 됐을 때였다.







닷선 1000 트럭







토요타 코로나


우리나라에서 신진 코로나로 수입 및 조립됐던 차량이다. 그래서인지 꽤 반가웠다.








포드 모델T


컨베이어 시스템을 통한 산업계의 혁명과 자동차의 본격적인 보급을 몰고 온 주역이다.








토요타가 자랑하는 미래(未來, 일본어로 미라이)자동차, 미라이


토요타의 양산형 수소연료전지차다.


이제 보니 현행 프리우스가 미라이를 많이 닮았다.


수소연료전지차의 양산 자체는 현대차가 더 빨랐지만 전용 모델로 나온 건 미라이가 더 빨랐다.


하지만 이제 현대에서도 넥쏘를 내놓았으니 토요타에 꿀릴 것 없이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게 되었다.


만약 미래차의 대세가 수소차가 된다면 현대차도 수소차의 선구자로서 시장을 리드할 수 있게 될 것이니 한번 기대를 걸어봐도 좋을 것 같다.







1차 방문 때는 이 자리에 토요타 센추리가 있었다.


달리는 실러캔스라는 그 차... 이런 빈티지한 느낌의 차도 나름의 매력이 충만하다.


하이테크와 미래적인 디자인으로 무장하는 최신 차량들과는 다른 멋이 있다.








일본의 유명 마라톤 대회인 하코네에키덴의 진행차량으로 쓰였던 토요타 복시 한 대가 있다.








이제 조그만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간다.











1층에는 모터스포츠 헤리티지관이 있다.


토요타 모터스포츠의 역사를 정리해놓고 경주차들을 전시한 곳이다.







셀리카 경주차







크라운 경주차도 있다.


위에서 봤던 1955년형 크라운과 같은 세대의 차인 것 같은데...?







두 번째 방문 때는 전시물이 바뀌어 있었다.


랠리카들이 아니라 서킷 경주차들로 채워져 있었고, 미라이 경주차 같은 전동파워트레인 경주차도 있었다.








그래도 꿋꿋이 남아있는 크라운 랠리카...


당시 보수공사가 있었기 때문에 원래 전시공간에서 밀려나 여기로 와있었다.








스포츠 800 경주차







경주차 모형들을 전시해놓은 공간도 있다.







또한 1층에는 기념품 상점도 있다.


갖가지 모형들과 자동차 관련 상품들을 팔고 있는데, 모형 수집이 취미인 사람이라면 군침을 흘릴 만하다.


하지만 원체 비싸기도 하고 내가 모으는 1/35 사이즈는 없어서 난 그냥 넘어갔다.


두 번째 방문 때는 보수공사 때문에 방문할 수 없었다.







1층에서 밖으로 나가면 또 다른 전시공간이 있다.


아까 2층에서 내려다봤던 곳이다.


가운데 분수대도 있는 이 공간은 분위기가 꽤 괜찮다.


뭔가 호텔 1층 입구 같다는 느낌이다.


여기엔 어떤 차들이 있을까?








닛산 스카이라인 GT-R








토요타 스프린터 트레노


흔히 아는 AE86이 아니라 그 선대 모델이다.







첫 번째 방문 때는 2층에 있었는데 자리를 옮겼다.


어떻게 자리를 옮기는지도 궁금하다. 직접 운전해서? 크레인 같은 걸 써서?







AE86은 여기 있다.


토요타 코롤라 레빈!!!


첫 번째 방문 때 이 녀석을 지나쳐서 얼마나 아쉬웠는지 모른다.


이번엔 다행히 만날 수 있었다. 같이 사진 찍은 유일한 차다.


원래는 실내에 있었다는데 보수 공사 때문인지 밖에 나와있다.








토요타 셀리카








닛산 페어레이디Z


악마의 Z다.


(내가 생각하는)양대 자동차만화인 이니셜D와 완간미드나이트의 주인공 차량들이 한데 모여있다.


노린 건가? ㅋㅋㅋ









메가웹은 결코 크진 않지만 매우 알찬 자동차 테마파크다.


온갖 귀한 차량들과 볼거리, 역사로 채워진 알차고 참신한 공간이다.


토요타는 이런 곳을 운영하면서 자신들의 역사를 기리고 자사를 홍보하고 있다.


또한 시승코너를 제외한 모든 공간이 무료로 운영되는, 누구에게나 부담스럽지 않게 열려 있는 개방된 공간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단순히 토요타 홍보 공간인 것도 아니다.


그들은 경쟁사건 뭐건 가리지 않고 기념할 만한 차들과 물건들을 모아다 전시하고 있다.


마케팅보다는 자동차 그 자체를 아끼는 그들의 마음가짐을 엿볼 수 있다. 경쟁사 차들 좀 세워놔도 밀릴 것 없다는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할까?


이런 곳을 돌아보면서 토요타에게 경외감이 들었다.


그들이 괜히 일류 자동차회사인 게 아니다.


그들은 자동차에 대한 깊은 이해와 애정을 가진 동시에 전략도 가지고 있다.


메가웹이 자동차회사로서의 토요타의 열정을 드러낸다면 경쟁사인 현대차의 안방인 한국 내수시장에서 꾸준히 세력을 확장해나가는 모습은 토요타의 전략을 보여준다.


토요타가 세계적인 자동차회사로 군림할 수 있는 힘의 원천은 자동차와 그 문화에 대한 열정이 아닐까 싶다.


전략도 전략이지만 이런 문화가 없으면 그들은 단순한 제조업자에 지나지 않을 거다.


현대차가 자동차'기업'이라면 토요타는 '자동차'기업이라는 느낌이다.


최근 들어 토요타는 서킷을 짓는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여전히 그들의 열정을 보여주고 있다.


하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자동차기업치고 자동차에 대한 열정과 문화가 없는 기업은 없다.


오랜 전통을 이어오고 박물관 등을 통해 헤리티지를 보존하는 유럽차들은 명차로 추앙받지만 전통적으로 돈벌이에만 여념이 없는 GM은 상대적으로 하급으로 취급받는 것을 보면 명확하다.


현대차도 진정한 일류 자동차기업이 되고 싶다면 단순히 차를 많이 팔 게 아니라 자동차문화에 대한 이해와 열정이 필요하다.


삼성동에 새로 올라갈 현대차 신사옥에 작게나마 메가웹 같은 공간이 생기면 좋겠다.


당장 금전적 가치로 환산이 가능한 마케팅보다는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적인 유산을 쌓는다는 관점에서 접근하길 바란다.


그것이 곧바로 수익이나 실적으로 이어지진 않지만 결국에는 돌고 돌아 사업에도 긍정적 영향을 주게 되어 있다.


소프트파워도 하드파워 못지 않게 중요하다.




많은 것들을 느낄 수 있게 해준 공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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