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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이야기

얼마나 잘 나가는가, 마력비

by 여만창 2012. 2. 20.
차가 잘 나간다, 이걸 어떻게 숫자로 표시할까요? 아무로 말로 잘 나간다 잘 나간다 해도 그건 개인의 느낌일 뿐 수치로 표시되지 않으면 많은 사람들을 설득하기 어렵습니다. 누구는 당나귀가 끄는 수레를 타고도 잘 나간다고 할 수 있고 누구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를 6초 안으로 끊고도 답답하다고 할 수 있는 거니까요. 그렇게 해서 탄생한, ‘잘 나감’을 숫자로 표시하기 위해 탄생한 것이 바로 무게당 마력비입니다.

무게당 마력비는 말그대로 1마력당 얼마만큼의 무게를 끌 수 있는가를 나타내는 겁니다. 구하는 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차 무게를 마력으로 나누면 됩니다. 100kg짜리 차를 10마력짜리 엔진이 끈다면 이 차는 1마력당 10kg를 끄는 차가 됩니다. 이 경우의 마력비는 1:10이 됩니다. 실제 예를 들어볼까요? 2012년식 기아 포르테쿱 1.6 수동의 공차중량은 1,170kg입니다. 이 차의 최고출력은 140마력이죠. 그럼 이 포르테쿱의 마력당 무게는 1,170 나누기 140을 해서 나온 8.3571이 됩니다. 그래서 이 차의 마력비는 1:8.3571이 됩니다.

'괴물' F1 머신


그리고 마력비가 얼마 정도가 되야 빠른 거냐? 이 마력비가 1:6 이하가 나오면 가속력이 좋은 차에 해당됩니다. 현대 제네시스 쿠페 3.8의 경우엔 1:4.5 정도이고 슈퍼카인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의 경우엔 무려 1:2.25에 이릅니다. 그야말로 달리기 위해 태어난 최고의 레이싱머신인 F1 머신의 경우엔 엔진 출력은 800~900마력이지만 차체 무게는 겨우 500kg에 지나지 않아 마력비가 1도 안되는 1:05에 이릅니다. 엔진 힘이 차 무게를 뛰어넘는, 말그대로 날아다니는 수준인 거죠.

로터스 엘리스의 실내. 매우 단순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마력비를 높일까요? 방법은 세 가지입니다. 경량화를 통해 차 무게를 줄이거나, 엔진 출력을 높이거나, 혹은 둘 다 하거나. 세계에서 가장 빠른 차로 알려진 부가티 베이론의 경우엔 엔진 출력을 높인 경우입니다. 차 무게는 1,888kg으로 꽤 무거운 수치지만 엔진 출력이 무려 1,001마력에 이르기 때문에 1:1.88이라는 마력비를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경량화를 통한 마력비 상승의 좋은 예로는 영국의 로터스를 들 수 있습니다. 로터스는 작은 배기량으로 빠른 차를 만들기 위해 경량화에 목숨을 거는 회사로 유명합니다. 실제로 로터스 차들의 실내는 무척 단순하고 달리기 위한 데에 필요하지 않은 편의사양은 거의 없습니다. 심지어는 얼마 전까지도 창문을 수동으로 여닫고 라디오나 에어컨이 없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달리는 데 필요없는 것들을 모조리 빼서 차량 무게를 줄이기 위함이죠. 이런 노력 덕분에 이 회사에서 만든 엘리스 SC 1.8이란 차는 배기량이 2,000cc도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무게가 경차보다 가벼운 870kg에 지나지 않아 1:3.95의 마력비를 가지고 있습니다.

차의 성능을 따질 때 배기량과 엔진 출력만이 중요한 건 아닙니다. 가속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차체 무게도 무척 중요합니다. 이는 마력비가 잘 나타내주죠. 엔진 출력이 높아도 차가 무겁다면 훨씬 작은 차보다 충분히 느릴 수 있습니다. 높은 출력과 가벼운 차체의 조합, 이것이 스포츠카가 빠른 이유입니다.



By 아임시티(rlawodhr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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