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부도로 놀러가서 처음 그랜저를 시승해봤다.
식당에서 숙소까지, 그리고 1킬로 정도의 짧은 구간만 천천히 시승해보았지만 그래도 첫 시승이어서 의미 있었다.
첫 느낌은 민감하다. 그것이었다.
면허 시험 볼 때 몰았던 봉삼이 트럭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엑셀을 아주 살짝만, 겨우 1~2센티만 밟아도 차가 욱욱거리며 쭉쭉 뻗어나갔고,
스티어링도 예민해서 운전대를 살짝만 돌려도 차 머리가 스윽하고 움직였다.
봉고 트럭은 클러치 떼고 페달을 3할 정도는 밟아줘야 그제야 그르렁거리며 나아가고 운전대를 1/4바퀴는 돌려야 머리가 스르륵 움직였던 것과는 천지 차이다.
때문에 언제 어디로 어떻게 튈지 몰라서 꽤 긴장하면서 운전했다.
그래서 그런지 어디 긁어먹지는 않고 주행 잘 마쳤지만...
살짝만 밟아도 이런데 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어떨지... 이 녀석의 잠재력이 얼마나 될지 궁금해진다.
수동 모드로도 운전해보고 싶었지만 아직 차에 익숙하지 않은지라 참았다.
아무래도 봉고의 디젤 엔진과 그랜저의 V6 가솔린 엔진은 엔진부터가 크게 다르고 힘도 크게 차이나서 그런 것 같다.
그리고 세팅... 이게 가장 주요한 이유일 것이다.
짐을 싣고 달려야 할 화물차가 무게감없이 아무 때나 막 나가고 아무렇게나 돌아서 되겠는가?
반면 그랜저는 '잘 나가고 민감하게 잘 도는 것'을 좋아하는 소비자의 수요에 맞춰서 그렇게 만들어진 것 같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잘 나가는 걸 좋아해서 국산 승용차들은 그렇게 세팅된다고 들었다.
뭐, 그게 나쁘다는 건 아니고, 그냥 우리나라의 개성일 것이다.
어쨌든, 그랑조, 언제 한 번 꼭 오래 운전하면서 제대로 시승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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