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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이야기/시승기

[시승기] 인상적이었던 첫경험, 2016 현대 아이오닉

by 여만창 2016. 4. 15.




    일반인이 신차를 타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 차를 산 지인에게 태워달라고 조르거나 영업소에 찾아가 시승 신청을 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신차를 사는 지인이 항상 곁에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타보고 싶을 뿐인데 살 것도 아니면서 영업소에 가기는 부담스럽다면 빌려 타보는 건 어떨까? 카셰어링 업체 그린카에서 마침 따끈따끈한 신차인 아이오닉 시승 이벤트를 진행하기에 기회를 놓치지 않고 신청했다. 워낙 경쟁이 치열해서 아침 7시에 예약할 수밖에 없어 새벽에 일어나야 했지만 말이다.





그린존에서 만난 아이오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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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초동의 한 주차장에서 흰색 아이오닉을 만났다. 디자인은 사람에 따라 취향이 다르지만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든다. 장난꾸러기 같이 생겼지만 깔끔하고 단정한 느낌이다. 뒷모습에서는 미래적인 감각까지 느껴진다. 곳곳에 포인트로 들어간 파란색 장식들은 이 차가 친환경차임을 말없이 알려주고 있다. 이런 파란색 포인트들은 에어컨 송풍구를 비롯한 실내 곳곳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더욱이 스티어링휠, 기어봉을 비롯한 실내 곳곳의 내장재 재질이 우수해서 만지는 기분이 좋다. 첫인상도 산뜻하고 차문을 열고 들어가서도 만족스럽다.





운전석과 조수석


센터페시아. 컴홀더는 왼쪽 문과 오른쪽 문에 각각 하나, 센터 터널에 하나가 있다.




    실내공간은 넉넉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모자라지도 않는 적당한 수준이다. 뒷좌석 역시 앉은키가 큰 사람이 아니라면 크게 불편하지 않을 듯하다. 다만 완만하게 떨어지는 경사 때문에 다른 준중형차에 비해서 헤드룸이 좁은 것은 사실이다. 뒷유리는 마치 벨로스터처럼 가운데 바에 의해서 둘로 분할되어 있다. 이 때문에 룸미러로 뒤를 볼 때 가려지는 부분이 있지만 운전에 방해가 될 정도는 아니다. 인터넷에서 아이오닉 트렁크 용량을 검색해보면 750L라고 나오는데, 이는 2열시트를 안 접었을 때의 용량이라고 한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접지 않은 상태의 트렁크가 좁은 것은 아니며, 일상생활에서 충분히 넉넉하게 쓸 수 있는 크기이다. 2열시트는 6:4로 분할폴딩이 가능하므로 상황에 따라서 적절히 쓰면 짐칸 문제는 없을 것 같다.





뒷좌석. 헤드룸을 빼면 탈 만한 공간이 나온다.


2열에서 본 트렁크.

주행 중일 때는 룸미러에서 이렇게 보인다.



폴딩 전과 폴딩 후의 트렁크.




    스타트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었다. 불이 켜지면서 운전자를 반기는 계기판과 내비게이션 스크린이 아니었다면 시동이 걸렸을지도 몰랐을 거다. 그 정도로 조용하다. 물론 진동도 없다. 그냥 리모컨 버튼을 눌러서 TV를 켜는 느낌이다. 과연 하이브리드, 전기를 사용하는 차의 최대 장점인 정숙성을 시작부터 느낄 수 있다. 그러나 가끔 배터리 잔량이 부족하면 저절로 엔진이 켜지기도 하는데, 소음이 꽤 커서 갑자기 켜지면 깜짝 놀란다. ‘내가 뭘 잘못 건드렸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디젤 엔진의 그것만큼은 아니지만 생각했던 것보다는 소음이 있다.


    아이오닉에는 앳킨슨 사이클의 105마력 1.6L 카파 GDI 엔진과 6DCT가 맞물린 전통적인 파워트레인에 43.5마력의 모터가 결합되어 있다. 여느 하이브리드가 다 그렇듯 저속에서는 모터만이 조용히 돌아가며 차를 움직이고, 충전이 필요할 때, 출력이 더 필요할 때 엔진이 개입하여 함께 돌아가는 구조이다. 전기만으로 움직일 때는 모터가 돌아가는 소리가 살짝 들리는데, 듣다보면 이륙하는 비행기 같은, 자동차가 아닌 다른 기계 안에 앉아있는 느낌이 든다. 엔진의 개입은 운전자가 임의로 제어할 수는 없지만 계기판의 에너지 흐름도를 통해서 실시간으로 상황을 알 수는 있다. 모터만으로 바퀴가 돌아가는지, 배터리가 충전되는지, 엔진이 개입되는지 등의 정보를 간략한 그림을 통해서 손쉽게 알 수 있다.

 




간결한 계기판. 하이브리드가 처음인 사람도 쉽게 알아볼 수 있다.

 


엔진룸.




    전기만으로 달릴 때는 조용하지만 엔진이 개입하면 주행 소음이 어느 정도 있는 편이다. 풍절음 등 다른 소음이 많은 고속 주행환경에서는 잘 모르지만 저속에서는 엔진이 개입할 때 소리가 들려서 계기판을 안 보고도 바로 알 수 있다. 다만 엔진이 개입되는 과정이 부드러워서 소리 말고는 주행시 별다른 위화감을 느낄 순 없었다. 컴퓨터가 알아서 능숙하게 엔진과 모터, 배터리를 제어하기 때문에 그쪽에는 신경쓰지 않고 편하게 운전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주로 초저속주행, 내리막 주행이나 정속주행을 할 때 전기차모드로 운행되며, 전기만으로는 최고 60km/h 정도까지 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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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속은 울컥하고 튀어나가기보다는 점진적으로 속도를 높여가는 타입이다. 연비에는 좋겠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답답할 수 있는 세팅이다. 문제는 가속이 그리 빠릿빠릿하지 않아서 추월을 하기 위해 급가속이 필요할 때나 막히는 도심에서 기민하게 움직여야 할 때는 답답하다는 점이다. 하지만 해법은 있다. 기어를 D단에 놓은 상태에서 왼쪽으로 밀면 스포츠모드로 전환시킴과 동시에 수동변속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데, 이렇게 스포츠모드로 바뀌면 주행이 확 변한다. 엔진은 좀 더 적극적으로 개입하며 모터를 배터리 잔량을 아낌없이 사용해 빠른 주행과 가속을 돕는다. 고단으로 주행 중이었다면 상황에 맞춰 한 단 아래로 자동으로 시프트다운 되며, 엔진 회전수도 좀 더 사용한다. 엔진의 힘을 모터가 보조해줘서인지 배기량에 맞지 않는 힘이 나온다. 준대형차의 엑셀을 어느 정도 밟았을 때 나오는 가속력이 아이오닉의 스포츠모드에서는 살짝만 밟아도 충분히 나온다. 이것이 현대가 말하는 드라이빙 디바이스의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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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 전기차를 탔을 때 느낀 전기계통 파워트레인의 시원시원함이 스포츠모드에서 비로소 봉인이 풀린다. 모터는 내연기관과 달리 최대토크를 가동과 동시에 쏟아놓기 때문에 가속력이 우수한 편이다. 아이오닉에서도 그 점을 느낄 수 있었다. 문제는 이 짜릿한 가속력이 은근히 중독성이 있어서 계속 타다보면 일반 모드는 답답하게 느껴진다는 점이다. 스포츠모드로만 놓고 타도 상관은 없지만 그렇게 하면 하이브리드를 타는 이유인 좋은 연비가 떨어질 공산이 매우 크다. 때문에 신호대기 후 출발할 때나 고속에서 추월할 때 같이 가속이 필요할 때만 스포츠모드를 이용하고 그 후에는 일반 모드로 전환하여 타는 것이 답답함 없이 드라이브를 즐기면서 연비도 어느 정도 챙길 수 있는 방법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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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동변속 역시 만족스럽다. 일반적인 자동변속기의 수동모드와는 달리 변속이 빠릿빠릿하다. 다만 타코미터가 없어서 수동모드만으로 능동적인 주행을 즐기기에는 제한이 좀 있는 편이다. 고속에서는 모르지만 저속에서는 기어가 바뀌는 걸 느낄 수 있을 정도의 충격을 느낄 수도 있으며, 특히 신호를 받고 속도를 줄이면서 중립으로 기어를 바꿀 때의 충격이 크다. 때문에 시승 내내 차가 완전히 정지한 후 기어를 조작했다. 이외에 인터넷에서 아이오닉의 언덕밀림 현상이 화제인데, 시승차에서는 해당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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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립컴퓨터를 별도로 조작하는 장치는 없지만 시동을 끄면 계기판에 주행거리, 연비, 주행가능거리 등의 정보가 짧게 표시된다. 목적지인 백운호수에 도착한 직후 확인한 연비는 24.0km/l. 공인연비를 웃도는 우수한 연비다. 상기한 방법대로 돌아오는 길에는 스포츠모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해봤는데, 연비는 변함없이 24.0km/l 정도였다. 그러나 기름을 가득 채우고 출발한 뒤 시승을 하고 돌아와서 다시 가득 채우고 연비를 계산하는 전통적인 계산법으로 연비를 내보자 18.57km/l가 나왔다. 반올림으로 좋게 봐줘도 19.0km/l밖에 안 된다. 물론 이 정도면 상당히 우수한 연비긴 하지만 공인연비에 못 미칠 뿐 아니라 트립컴퓨터가 계산한 연비와 다르다는 점에서 의문점이 남는다.




하이브리드는 역시 친환경! 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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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하이브리드 시승은 아이오닉이 처음이었다. 내연기관차와 전기차만 경험해본 내게 하이브리드는 어떤 느낌일까 항상 궁금한 존재였다. 아이오닉을 만나고보니 하이브리드의 경쟁력이 상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름을 같이 쓸 수 있으니 충전소 걱정할 필요도 없고, 그러면서 연비는 우수하고, 조용하면서 진동도 적고, 원할 때는 얼마든지 재미있게 탈 수 있다. 비싼 가격이 발목을 잡지만 보조금과 각종 혜택을 받는다면 현실적인 부담은 많이 줄어든다. 상당히 마음에 들었던 아이오닉과의 만남 덕분에 앞으로 현대차가 계속해서 내놓을 하이브리드차에 기대가 많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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