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소형 SUV 시장이 뜨겁다. 소형차 시장이 죽쑤는 것과는 대조적인데, SUV의 인기가 끝모르고 오르고 있는 요즘 시장 상황과도 무관치 않다고 생각한다. 쌍용 티볼리가 경쟁력 있는 가격과 디자인을 앞세워 가솔린에 이어 디젤을 출시하며 소형 SUV 시장을 평정한 분위기이지만 QM3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비단 판매량만이 그 이유는 아니다. 출시 전부터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면서 소형 SUV라는 장르를 대중에 널리 알리고 시장 규모를 키운 차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QM3의 인기를 SM6가 이어가면서 르노삼성 전체의 분위기를 크게 띄우고 있다. 이러니 어찌 중요하지 않다고 할 수 있을까.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QM3를 만나봤다. 길동에서 만난 QM3는 베이지색의 깔끔한 인상이었다. 개인적으로 QM3는 디자인으로는 어디 내놔도 꿀리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너무 패셔너블한 나머지 SUV보다는 껑충한 해치백 같다. 다만 앞뒤의 느낌이 조금 맞지 않는다는 느낌이다. 남성적이면서도 당돌한 전면부, 동글동글하고 귀여운 후면부, 따로 떼고 보면 상관없지만 합쳐놓으니 약간 어색하다. 실내 디자인은 주로 뒷모습을 따라간다. 면과 동글동글함을 살린 실내는 참 간결하다. 물론 쓰기 불편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시승차는 하위트림이었는지 내비게이션이 내장형이 아니라 좀 불편했다.











    내장재는 딱히 특기할 게 없다. 이 차급에서 흔히 쓰이는 직물시트와 플라스틱 내장재, 이 정도면 설명이 끝난다. 실내 공간 역시 소형차에서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이다. 밖에서 봐도 그렇게 넓어보이지는 않는데 실제로 봐도 그렇다. 뒷좌석은 일단 성인이 편히 앉을 수는 있지만 등받이 각도 등 여러 면에서 상냥하지 못해서 장거리를 달린다면 분명 불편할 것 같다. 수납공간 역시 그리 넉넉하지 않다. 컵홀더는 1열과 2열 모두 합해서 3개뿐이며, 그 중 하나는 종이컵이나 들어갈 법한 크기다. 다른 하나는 스타벅스 플라스틱컵이 겨우 들어갈 수 있는 크기다. 거기다 앞에 있는 2개는 센터콘솔 아래쪽에 있어서 콘솔박스를 위로 올려야 수납이 가능하다. 주차브레이크 역시 콘솔박스를 올려야 편하게 내릴 수 있다. 이 점은 분명 불편했다.









    트렁크는 SUV보다는 해치백에 가까웠다. 눈대중으로 본 크기는 한급 위의 해치백인 현대 아이오닉과 비슷했다. 다만 QM3는 아이오닉보다 위쪽 공간이 더 여유 있고 탈착이 가능한 칸막이가 있어서 공간 활용이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다. 떼어낸 칸막이는 트렁크 아래에 수납할 수도 있다. 거기에 6:4로 폴딩되는 2열을 접는다면 자전거가 실릴 정도의 짐칸은 나왔다. 그리 넓다고 할 공간은 아니지만 소형 SUV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럭저럭 괜찮다.







    센터페시아 하단의 스타트버튼을 누르면 1.5L 디젤 엔진이 깨어난다. 예상했던 대로 소음과 진동이 있다. 소형 디젤이라서 NVH는 크게 기대 안 했는데 그 기대를 벗어나지 않았다. 다만 차가 달리기 시작하면 주변 소음에 묻혀서 크게 들리지 않는다는 점이 다행이다. 계기판은 속도가 디지털 숫자로 표시되고 왼쪽에 타코미터, 오른쪽에 연료계가 있는 구조이다. 연비를 재려고 연료탱크를 가득 채우려 했으나 이미 가득이라서 채우지 않았는데 이게 실수였다. 시승차의 연료계가 고장났는지 시승을 마친 뒤에도 계속 풀탱크로 표시되어 있었던 것이다. 연비를 보여주는 트립컴퓨터도 없어서 결국 연비 측정은 포기했다.





차 곳곳에는 이 차가 유럽에서 만들어졌음을 알리는 표식이 붙어있다.




    QM3에 얹힌 직렬 4기통 디젤 엔진이 낼 수 있는 성능은 90마력의 최고출력에 22.4kg·m의 최대토크다. 결코 넉넉한 수치가 아니다. 혹자는 허약하다고 말한다. 나 역시도 주행성능에는 큰 기대를 두지 않았다. 100마력도 안 되는 엔진이 끄는 차에 성능을 바란다는 건 난센스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일단 시내주행에서는 부족한 점이 없었다. 엑셀을 밟아주면 주저하지 않고 원하는 만큼 속도를 내주었다. 5명을 다 태우고 짐을 가득 싣고 에어컨까지 틀었다면 모르겠지만 일상적인 상황에서라면 힘이 부족해서 속썩을 일은 없을 것 같다.

 




소형차인데도 에어를 사용한 보닛 개폐장치가 달려있다.




    그리고 고속도로에 올려보고 나서야 내가 이 차에 가졌던 편견이 틀렸다는 걸 완전히 깨달았다. QM3는 허약하지 않았다. 100km/h 정도로 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기어를 수동모드로 바꾸고 한단 아래로 시프트다운한 다음 엑셀 페달을 지긋이 밟아봤다. 그러자 차는 주저 없이 달리기 시작해서 130km/h 정도까지 무난하게 가속해나갔다. 여기서 엑셀을 더 밟는다면 그 위의 속도도 무리 없이 낼 수 있을 듯했다. 전체적인 가속 성능을 보면 136마력의 1.6L 엔진을 얹은 엑센트 디젤과 비교해도 꿀릴 게 없었다. 참고로 이렇게 고속으로 달리며 좌우로 흔들어봐도 큰 동요가 없었는데, 같은 급의 세단보다 키가 껑충한 SUV인 점을 감안하면 안정성도 우수했다.

 

    역시 자동차는 숫자만으로 판단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QM3는 가르쳐줬다. 중요한 것은 엔진이 낼 수 있는 성능의 수치보다는 차체와 다른 부품과의 조합, 그리고 그를 토대로 이루어진 높은 완성도인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QM3와의 만남은 신선했다. 소문만으로, 숫자만으로 편견 갖지 말고 한번 타봐라! 라고 그 차는 말했다. 타봤는데도 인상적인 게 없다면 모르겠지만 타보지도 않고 별로라고 말한다면 차가 억울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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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트레바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