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시장 진출 초기, 현대자동차는 내수시장에서 팔던 모델을 그대로 외국에도 팔았었다.


하지만 점차 해외에서의 덩치가 커지면서 현지전략형 모델을 만들 필요가 생기게 되었다.


이런 현지전략형 개발 프로젝트의 산물로 인도의 i10, 중국의 위에동 등이 탄생했는데, 유럽 시장을 위한 모델도 개발되어 출시되었다.


바로 기아 씨드와 현대 i30이다.


이 중, i30는 아반떼의 해치백 급으로 개발됐는데, 유럽 시장을 노리고 개발한 모델이긴 했어도 국내에서도 생산 및 판매되었다.


지금도 그런 경향이 있지만 원래 한국은 해치백의 무덤이라고 불릴 정도로 해치백 판매량이 저조했었다.


해치백과 왜건은 유럽이나 미국 등에선 실용적이고 편리한 차로 매우 사랑받는 차지만, 국내에서는 짐차라는 인식 때문에 세단에 밀려 맥을 못 췄다.


그 때문에 그동안 출시됐던 수많은 해치백과 왜건이 저조한 판매량의 쓴맛을 보고 퇴장하곤 했었다.


그나마 간간히 히트 상품과 스테디셀러가 나왔던 해치백은 사정이 낫지만 왜건은 그야말로 무덤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철저하게 외면당했다.


그런데 현대는 이런 해치백 천대 풍토를 무릅쓰고 국내에도 i30를 내놓았고, 마케팅도 했다.


가히 도전이라고 할 만했다.


기아 씨드가 유럽에서만 판매된 유럽 전용 모델인 것과는 대조적인데, 씨드는 체코에서만 생산되어 국내 수입해오려면 강성귀족노조의 동의가 필요한 데다 안 그래도 작은 시장에서 i30와 경쟁해야 하므로 못 들어오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현대는 i30의 2세대 모델까지 내놓고 현재 국내에서 활발한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현대가 내놓은, '한국에서 안 팔릴 차', i30는 과연 어떤 차일까.






사진 속의 차가 바로 1세대 i30이다. 프로젝트명은 FD. RX-7과는 관계없다.


아반떼HD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되었으며, 2007년 7월에 출시되었다.


엔진은 아반떼HD와 같은 1.6 감마엔진(124마력)이 얹혔으며, 2.0 베타엔진(143마력)과 디젤인 1.6 U엔진(117마력)도 있었다.


변속기는 수동5단과 자동4단이었으나, 후에 디젤 모델의 수동변속기는 6단으로 교체되었다.


차명의 i는 영감(inspiring), 기술(intelligence), 혁신(innovation)의 약어라고 하며 현재는 현대의 유럽형 차종에 널리 쓰이고 있다.


그 뒤의 숫자 30은 준중형급의 C세그먼트를 의미한다.


출시 당시, 임수정을 기용한 TV 광고와 '달라~ 달라~'라는 가사의 중독성 강한 CM송으로 화제를 모았었다.


해치백의 무덤인 한국에서 출시된 첫 번째 i30였던 만큼 현대차에서도 판매량 면에선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듯 싶다.


그러나 예상을 깨고 생각보다 꽤 많이, 그리고 꾸준히 판매되었으며, 여성들에게 인기가 좋았다.


세단의 가지치기에 불과했던 그동안의 해치백들과는 달리 이름을 새로 붙이고 디자인을 완전히 새로 해 세련된 느낌이 강했고, 마케팅도 전의 해치백과는 달리 적극적으로 한 게 먹혀들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실제로 아반떼를 기반으로 한 해치백이라고는 하지만 외모에서 아반떼와의 공통 분모는 찾기 힘들며, 유럽 전략형 모델인 만큼 디자인도 유럽 감각으로 되어 수입차로 착각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였다.


거기에 디젤과 수동 모델의 경우, 연비도 좋았고 해치백인 만큼 세단보다 공간도 넓고 실용성도 좋았다.


여성들뿐만 아니라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기는 자동차 매니아들에게도 인기가 좋은 차였는데, 서스펜션 세팅이 우수했고, 소형차에 흔히 쓰이는 토션빔이 아닌 멀티링크 서스펜션이 쓰여 코너링이 우수했던 점이 주효했다.


거기에 투스카니에도 얹혀 데이터도 풍부했고 성능도 검증됐던 2.0 베타 엔진이 있었던 것도 한 몫 했다.


해치백인데다가 유럽 취향 모델이라 별 기대 없이 내놓았던 모델이었지만 의외로 많이 팔리고, 그 때문에 해치백도 예쁠 수 있고 실용적이라는 점이 알려져 해치백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무덤 같았던 국내 해치백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어준 중요한 차이다.





여기에 자극을 받았는지 현대는 i30의 왜건 버전도 선보인다.


바로 i30cw.


cw는 crossover wagon의 약자라고 한다.


북미에선 엘란트라 투어링이란 이름으로 팔렸다.


왜건인 만큼 광활한 실내 공간을 자랑하며, 뒷모습 또한 어색하지 않게 잘 처리된 모습이 깔끔하다.


엔진 라인업은 해치백과 같았다.


왜건은 끔찍하게 안 팔리던 내수시장이었지만 그래도 i30cw는 해치백의 후광을 받아서 그나마 팔렸는지 종종 보이곤 한다.





그리고 2011년 10월, 2세대 i30가 출시되었다. 프로젝트명은 GD. 모 가수와는 관계없다.


아반떼MD의 플랫폼으로 개발되었다.


가솔린 라인업에선 2.0 엔진이 없어지고 1.6 감마 GDI 엔진(140마력)만 얹혔으며, 디젤로는 U엔진의 개량형인 U2엔진(128마력)이 얹혔다.


변속기는 수동6단과 자동6단이 있으나 수동은 디젤 기본형에서만 선택할 수 있어서 선택의 폭이 매우 좁다.


그나마 2013년형으로 바뀌며 디젤 모델에서의 수동 모델 선택의 폭이 넓어지게 됐다.


디젤의 인기가 매우 좋아서 출시 후 6개월 동안 팔린 차 중 디젤의 비중이 45%로 절반 가까이 되었다.


아반떼와는 완전히 디자인이 달랐던 1세대와는 달리 2세대는 아반떼와 어느 정도 비슷해져서 패밀리룩을 이룬다.


준수하면서도 통통한 외모가 깔끔하다.


북미에서는 엘란트라GT라는 이름으로 팔린다.


1세대와는 달리 리어 서스펜션이 토션빔으로 바뀌었으나 유럽형에는 그대로 멀티링크가 달린다고 한다.


상품성이 대폭 강화되었다는 평가가 많으며, 1세대부터 은근슬쩍 라이벌로 잡던 해치백의 제왕 골프와도 본격적으로 비교되기 시작한다.


국내에서는 젊은 층을 겨냥한 PYL 브랜드에 포함되어 대대적인 마케팅의 대상이 되고 있다. 뒤끝없이 심플한 스타일


최근 골프나 폴로 등의 수입 소형차들이 빠르게 젊은 층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에 위기감을 느낀 현대가 다시 그들의 마음을 돌릴 구애의 무기로 벨로스터와 함께 i30를 선택한 것이다.


가격은 조금 올랐지만 더 세련되게 변한 디자인과 우수한 연비에 독특한 개성을 더해 젊은 층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중이다.


그 독특한 개성은 바로 2013년 형에서 추가된 튜익스 크레용에서 드러난다.




현대의 순정튜닝 프로그램인 튜익스의 일부로 나온 이 트림에서는 전면 그릴과 사이드미러, 스포일러의 색깔을 구매자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


맨 위의 사진처럼 피에로 같은 세팅에서 아래 두 장처럼 깔끔하게 꾸밀 수도 있는 개성있는 트림이다.


하지만 i30cw의 판매량이 안습했는지 2세대부턴 왜건 모델이 없어졌다.(...)


물론 국내에만 판매되지 않는 것이고 유럽에서는 팔리고 있으며, 최근 3도어 모델도 공개되었다.


하지만 벨로스터와 아반떼 쿠페 등이 이미 있고 3도어 해치백이 불쌍하도록 안 팔리는 내수시장에는 들어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5도어 해치백만으로도 국내 해치백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차가 바로 이 2세대 i30이다.




현재 2세대까지 출시되어 팔리고 있는 i30.


현대가 내놓은 유럽전략형 모델이면서도 국내 시장에도 도전해 해치백 시장을 새롭게 열었고, 인식을 바꾸는 데에 일조했으며, 현재도 국내 해치백 시장을 리드하고 있다.


또한 i40와 함께 유럽차의 감각을 국산차로서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기도 하며, 현대차가 유럽차 같은 차를 만들 수 있다는 걸 보여준 모델이기도 하다.


i30는 단순한 아반떼 기반의 준중형 해치백이 아니라 이런 의미를 가지고 있는 차이며, 해치백 시장에 대한 현대의 도전과 젊은 층에 대한 구애를 상징하고 있기도 하다.


아래의 사진들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i30들...


마무리는 친숙한 모습의 i30로 하고자 한다. 레알 흔한_i30.jpg






1세대 i30 (FD)





1세대 i30cw




2세대 i30 (G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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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트레바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