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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이야기

르노의 새 소형 스포츠카가 될 알피느 비전 콘셉트

by 여만창 2016. 5. 9.





   프랑스의 자동차회사, 르노. 비록 르노 브랜드가 우리나라에 직접 수입판매되고 있진 않지만 르노삼성 때문에 꽤 유명한 외국 자동차회사다. 대우를 헌신짝처럼 내버린 GM과는 달리 피인수된 우리나라 현지 자동차기업의 브랜드를 계속 유지, 존중하면서 현지화에 신경쓰는 모습이 마음에 들어서(최근에는 한국인이 사장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르노삼성과 르노의 신차를 호감있게 지켜보고 있기도 하다. 여느 월초와 다름없이 새로 나온 최신호 자동차생활을 읽던 중, 눈에 띄는 차가 있었다. 르노 알비느 비전 콘셉트였다.


   르노는 대중차 브랜드지만 사실 모터스포츠에도 상당한 힘을 쏟는 기업이다. F1, 랠리 등 내로라하는 자동차경주 대회에서 잔뼈가 굵은 내공있는 회사다. 다만 스포츠카보다는 대중차에 더 관심을 쏟아서 일반에 잘 알려져 있지 않을 뿐. 사실 르노의 철학이 이렇게 레이스를 통해서 얻은 기술을 대중차에 접목시켜 기술의 발전 및 대중화을 이뤄내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음, 좋은 철학... 비록 대중차에 주력하고 있긴 하지만 모터스포츠에서 갈고 닦은 발톱을 완전히 숨기긴 힘들었는지 가끔 '명차'로 일컬어지는 스포츠카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바로 이 차가 좋은 예가 될 것이다. 1961년에 활약했던 르노 알피느 A110. 난 잘 모르지만 랠리에서 전설적인 활약을 했던 경주차라고 한다. 이 차의 다이캐스트는 지금도 꽤 인기가 있다고 한다. 네이버 자동차DB의 정보에 따르면 103마력을 내는 직렬 4기통 OHV 1.3L 엔진에 수동 5단이 물려졌으며, 뒷바퀴를 굴렸다고 한다. 최고시속은 193km/h였다. 거기다 몸무게는 겨우 601kg... 지금으로부터 무려 55년 전의 차이니 굉장한 성능이었음이 틀림없다.









   그리고 르노가 최근 이 A110 경주차의 계보를 이을 알피느 비전 콘셉트를 공개했다. 오리지널과 닮은 모습이 여럿 보인다. 직렬 4기통 터보 엔진을 얹은 이 차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를 내는 데에 겨우 4.5초가 걸린다고 한다. 그런데 이 차, 단순한 컨셉트카가 아니다. 르노에서는 이 차를 실제로 양산할 생각이라고 한다. 2016년 말부터 생산을 시작해 2017년부터 고객 인도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한다. 르노가 숨겼던 발톱을 드러내 소형 스포츠카 시장에 진출하려는 모양이다.


   그나저나 내가 이 차에 관심이 갔던 이유는 다른 데 있다. 물론 원래 스포츠카, 특히 상대적으로 현실적인 소형 스포츠카에는 관심이 많았고 차가 예뻤던 탓도 있었지만 말이다. 바로 국내 도입 여부다. 르노 캡처를 엠블럼만 바꾸고 그대로 들여와 죽어가던 르노삼성의 분위기를 환기한 QM3에 이어 (물론 공동개발이긴 하지만)르노의 탈리스만을 SM6로 출시해 돌풍을 일으키는 요즘, 언론에서는 르노의 신차만 나왔다 하면 르노삼성에서 들여오니 아니니 하는 기사를 내보내며 이러쿵 저러쿵 풍문을 만든다. 르노의 신형 SUV가 나오면 '어, 저거 QM5 후속인가요?'라고 하고, 캡처를 늘인 러시아 현지형 모델이 나와도 국내도입 여부를 놓고 기사를 쓴다. 에스파스, 클리오 등도 SM6의 다음 타자로 강력히 지목되고 있으며, 실제로 클리오는 국내출시가 가시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내년에 이 알피느 비전 콘셉트가 양산차로 출시된다면? 그럼 그때 가서 또 이 차를 국내 출시하니 안 하니 하는 풍문이 돌 것 같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르노삼성이 판매하는 최초의 스포츠카가 되지 않을까. 스포츠카를 사려면 보통 사람으로서는 도저히 부담할 엄두가 안 나는 '수입차' 레스토랑에 가거나 찬 종류가 몇가지 안 되는 '현기차' 식당에 가야 하는 지금 우리나라 자동차시장 상황에서 이 차가 르노삼성 브랜드로 수입된다면 좋을 것 같다. 하지만 걱정도 든다. 기아 엘란, GM대우 G2X처럼 야심차게 나왔다가 망한 차들도 많기 때문이다. 알피느도 이들의 전철을 밟는다면 괜히 흑역사만 하나 추가되는 게 아닐까 싶은 걱정이다. 다만 QM3의 예에서 보여준 것처럼 경쟁력있는 가격으로 이 차를 들여온다면 성공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가격으로서 팔 의지를 보여준다면 많은 매니아들이 이에 호응해줄 것으로 믿는다. 물론 나도 그 중 하나다.











-----2017.8.2 추가-----


알피느는 르노 산하의 브랜드로서 스포츠카 생산을 담당하게 되었다.


평범한 르노차처럼 엠블럼만 바꿔서 르노삼성 브랜드로 판다거나 하는 일은 없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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